'연우신(神)' 김연우가 지난 22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에서 최종 탈락했다. 다른 가수가 탈락한다는 스포일러가 이미 인터넷을 휩쓸고 지나간 데다, 이날 최고의 무대를 펼친 김연우이기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김연우는 이날 김장훈의 '나와 같다면'을 불렀다. 이날 무대만으로는 4위의 성적이었지만, 6위를 기록했던 지난 경연과의 합산 결과 최종 탈락자로 결정됐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 말미 김연우가 부르는 '나와 같다면'을 한 번 더 내보냈다. 탈락자에 대한 예우이자, 김연우의 진가를 다시 한 번 곱씹을 기회이기도 했다.
이날의 김연우는 멋졌다. (그는 '재발견'이란 표현이 미안할 만큼 원래 탁월한 진성을 지닌 멋진 가수다.) 이날 다소 거친 목소리의 김장훈이 불렀던 '나와 같다면'은 김연우의 청아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완벽하게 곡을 소화하는 것을 넘어, 경연에 적응한 그가 선보인 기교 또한 최고였다.
방송을 지켜본 가요 관계자들은 "김연우가 목에 핏줄이 서도록 노래하는 것을 보는 것이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반주가 멈추고 오로지 그의 목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순간, TV 속 500명 청중평가단은 물론 TV를 바라보던 시청자들까지 숨을 죽였다.
'나는 가수다'에서 더 이상 그의 맑고 짜릿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지만, 당당하게 무대를 걸어 내려간 그에게, 또 그에게 그럴 기회를 준 제작진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연우와의 가슴 짠한 작별은 단 한차례의 경연만으로 가수를 탈락시켰다면 볼 수 없었을 순간이었다. 두 번의 경연을 종합해 탈락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었다면 탈락의 아픔을 겪지 않았을 그이기도 했다. 아이러니가 교차하지만 첫 경연 6위였던 김연우는 2번의 기회로 아쉬움 없는 무대를 끝내고 찬사 속에 '나는 가수다'를 떠날 수 있었다. 반전에 성공한 BMK 역시 멋지게 명예회복을 할 수 있었다.
김연우에 대한 시청자들의 성원은 차트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된다. 멜론 등 각종 음원차트에서 김연우가 부른 '나는 가수다'는 22일 방송에서의 1위곡이었던 임재범의 '여러분'(원곡 윤복희)과 함께 1위를 다투고 있다. 방송 직후 차트를 휩쓸다시피 하는 '나는 가수다'지만 탈락자의 곡이 정상에 오르는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김연우에 대한 찬사와 지지가 찬사 일색의 뉴스 댓글과 트위터 메시지 외에 차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셈이다.
김연우는 탈락했지만, 가요팬들은 그들을 떠나보내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