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임형주 LPG(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연평도(인천)=임성균 기자 |
가수 김장훈이 연평도를 찾아 500여 주민과 함께 평화를 노래했다.
김장훈은 5일 오후 7시30분부터 3시간여 간 인천 옹진군 연평도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평화음악회에 참여했다. 이번 음악회에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여성그룹 LPG 역시 동참했다. 이화여대 첼로 12중주 팀인 이화첼리 및 광운대 로봇게임단 로빛도 힘을 보탰다.
평화음악회는 대학 연합 자원봉사단 V원정대와 김장훈이 연평도를 평화지역으로 선언하기 위해 공동 주최한 '김장훈과 V원정대가 다시 부르는 희망의 노래-연평 아리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된 행사다. 현충일인 6일까지 지속될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평화음악회와 연평도 주민을 위한 마을잔치 등이 열렸으며, 자전거 행진 등도 열린다.
지난 3일 오후 과로로 쓰러져 입원했던 김장훈은 이날 오전 퇴원하자 곧바로 연평도로 이동했다.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음악회는 연평도 어린이 및 청소년 합창단의 평화 선언으로 시작했다. 이어 평화음악회의 진행도 맡은 김장훈은 "신나는 무대를 준비했다"라며 "사람들은 제가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연 올 수 있을까라고 말했지만, 저는 당연히 온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평화음악회 현장을 찾은 500여 연평도 주민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다.
김장훈은 "오늘은 어린아이들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을 펼쳐 보이겠다"라며 후배 가수인 LPG를 연평도 주민들에 소개했다.
이날 공연 전 스타뉴스에 "김장훈 선배님의 요청을 받고 취지가 좋아 노개런티로 참여하게 됐다"라고 밝힌 LPG는 첫 곡으로 자신들의 히트곡인 '사랑의 초인종'을 열창했다.
LPG는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의 리메이크곡인 '바다의 공주' 및 트로트 메들리를 유쾌한 춤과 함께 선보이며 현장 분위기를 더욱 띄웠다.
LPG는 "연평도에 와 보니 너무나 평화로운 섬"이라며 "올 여름 많은 분들이 연평도에 오셔서 연평 주민들과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세계적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이번 평화음악회에서 '아베마리아' '투나이트' '유 레이즈 미 업' '원스 어폰 어 드림' 등을 연평도 주민들에 선사한 뒤 "(김)장훈이형의 연락을 받고 원래 예정돼 있던 홍콩 스케줄을 취소하고 이 자리에 왔다"라며 "제가 국내외에서 많은 공연을 했지만 이렇게 가족 같은 분위기의 공연은 처음인 것 같다"라며 감격해했다.
이어 "지난해 UN 본부에서 평화의 메달을 받았는데 아직도 제 상인지 실감이 안 난다"라며 "앞으로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라는 뜻 같은데, 연평도가 UN세계평화지구가 되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임형주의 말에 연평도 주민들은 환호성과 앙코르를 외쳤고, 임형주는 이에 화답했다.
김장훈은 연평도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먼저 김장훈은 '고속도로 로망스'와 '커플'을 연이어 들려줬다. 특히 '커플'을 부를 때는 미니 로봇들이 곡에 맞춰 춤을 춰, 연평도 아이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이어 어른들을 위한 트로트 메들리를 선사했고, 이 때 연평도 주민들은 무대에 올라 김장훈과 춤을 추며 공연을 만끽했다. 김장훈은 이날 무대 위에서 연평도 어린이 합창단들과도 노래를 불렀다.
이번 평화음악회는 연평도 청소년 및 V원정대 합창단이 '아리랑'을 열창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연평도 주민들은 6월초 임에도 불구, 쌀쌀한 날씨가 계속됐음에도 공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가수들과 평화의 의미를 나눴다.
한편 이날 공연 직전 V원정대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북한의 도발로 피해를 입은 연평도에서 평화음악회를 개최하게 된 데 대해 "그 간 연평도에서 배식봉사, 어린이공부방 등을 하며 아이들은 물론 주민들 위한 평화로우면서도 재밌는 행사를 생각하다 평화음악회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V원정대의 흑기사인 김장훈씨께서 흔쾌히 도와 주셔서 평화음악회를 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장훈은 "V원정대가 많은 준비를 했으며 저는 단지 서포터 역할을 한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번 음악회를 위해 5톤 트럭 4대 분량의 공연 장비를 서울에서 옮겨왔다"라며 연평도 평화음악회에 남다른 정성을 쏟았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