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 "스무살에 앨범 내는 게 꿈이었다"(인터뷰)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6.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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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재인 ⓒ임성균 기자


불현듯 가요계에 나타난 스무 살의 싱어송라이터. 그를 두고 '가요계의 발견' '개성 넘치는 괴짜 소녀'라는 수식어가 쏟아졌다. 국민적인 인기를 끈 엠넷 '슈퍼스타K'의 신데렐라 장재인을 두고 하는 얘기다.

정작 본인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다. 일부러 독특한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고, 튀겠다고 마음먹고 격렬한 변화를 꿈꾸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일상 속 평범한 음악을 전하겠다는 여가수 장재인과 마주 앉았다.


지난 해 통기타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기타 학원의 수강생들이 크게 늘었다. '쎄시봉'의 인기도 한 몫 했지만 분명 '슈퍼스타K2'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재인의 존재가 있었기에 생긴 기현상이다.

무대에 주저앉아 기타를 치던 그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데뷔 앨범을 내밀었다. "무엇보다 제 노래를 마음껏 하게 돼서 기분이 좋아요. 이젠 제가 주인공인 저의 노래잖아요. 이젠 사람들에게 제 메시지를 전달해야죠."

마치 자기 세상에 푹 빠져 사는 듯 보이는 장재인은 요즘 즐겁기만 하다.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를 그토록 꿈꾸던 무대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슈퍼스타K'를 통한 가요계의 첫 시작이 신통치 만은 않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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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재인 ⓒ임성균 기자


"'슈퍼스타K2' 출연 이후 제 삶은 마치 제 모습을 감춘 채 살아야 하는 답답한 생활의 연속이었어요. 홍대에서 쭉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 스타일이 어느 정도 확고하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방송을 거치니깐 다른 모습으로 비춰졌죠. 강요 아닌 강요를 받는다는 기분에 답답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장재인은 자신의 앨범만큼은 스스로 하고 싶은 얘기를 쏟아냈다. 일상 속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장재인이 그리는 세상 속 이야기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는 방식으로 음악 세계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 앨범을 이루는 소재는 하나같이 교감이란 주제 아래 일관된 흐름을 타고 있다. 물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듯이 이 모든 것을 바라보며 그 세상 속 장재인이 꿈꾸는 그림이 펼쳐졌다. 세상과의 여행 속 주인공이 남긴 고백과도 같은 일기장, 여기에 음악과 노랫말은 다양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음악을 담아냈다.

그는 평범함 속 일탈을 꿈꾸는 듯하다. 아니, 소소한 일상의 당연한 이야기들이 요즘엔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한 일종의 반항 심리기도 하다. 때문에 '일상을 깨자'는 의미에서 앨범 타이틀도 '데이브레이커'(Daybreaker)라고 붙였다.

"어찌 보면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개성을 찾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방송 혹은 사회에서 느낀 것들, 그리고 학창 시절을 겪으며 느낀 것들에 대한 제 느낌을 담았죠. 일탈이라기보다는 가려져 있던 것을 깨우고자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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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재인 ⓒ임성균 기자


군더더기 없이 제련된 하루하루의 경험이 지금의 뮤지션 장재인을 낳은 자유의 결과물이다. 그는 홍대 그리고 거리에서 기타를 매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느꼈다. 이번에 자신이 발표한 이 앨범은 그가 걸어온 참신한 혹은 고루할지 모르는 일상이 낳은 또 다른 세상과의 탈출구란다.

장재인이란 세상 속 주인공은 대중이다. 소박하지만 결코 경박하지 않은 감성이 고루 담겨 있는 음악, 마치 어젯밤 쓴 자신의 일기장을 보는 것과 은밀함도 숨겨져 있다. 앨범에는 세상과의 타협을 아이러니하게 꼬집은 타이틀곡 '장난감 병정들', 이외에 평범한 공감들이 장재인의 독특한 음색과 어우러졌다. 솔직함 속에 녹여낸 일상의 따뜻함이 세상에 던져진 듯 장재인이 꿈꾸는 모험은 시작됐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특이하다고들 많이 해요. 하지만 저를 두고 복고열풍을 운운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죠. 80, 90년대에 누구나 하던 것들, 지금은 가려진 그 장르에 대한 자리를 찾고 싶은 것뿐이에요."

스무 살이란 나이에 자신의 앨범을 내는 것이 꿈이었다는 장재인. 그는 결국 첫 번째 꿈을 이루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가수가 왜 하고 싶은지 물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는 현실을 도피하는 수단이었어요. 음악이 그냥 너무 좋았죠. 저도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위로했으면 좋겠어요. 제겐 말 보다는 음악이 우선이죠."

일상이 주는 편안함과 달콤함. 여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그의 독특함이다. 스무 살의 싱어송라이터가 이 가요계에서 매력적인 건 이제 막 피어나는 젊음, 자유와 숨 쉬는 그 생명력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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