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최고의 사랑' 방송 화면 |
표현하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고 했던가. 그런 점에서 23일 종영을 앞둔 '최고의 사랑'의 사랑 고백법은 한 번 곱씹어볼 만하다.
MBC 수목극 '최고의 사랑'(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홍균 이동윤)에서 지독한 짝사랑에 빠진 톱스타 독고진(차승원 분)의 고백 열전이 여심을 흔들었다.
그의 고백을 받고 안 넘어갈 사람이 있을까. 원하는 것은 뭐든 손에 넣었던 톱스타 독고진은 비호감 연예인 애정에게 차이는 수모를 겪고도 몇 번이나 마음을 전했다.
짝사랑도 겁 없이 하는 독고진의 달콤 살벌한 사랑 고백은, 꿈같은 건 꿀 시간 없다는 억척 연예인 가장 구애정(공효진 분)도 결국 두 손 두 발 들게 만들었다.
"고백이 아니라 자백이야"…벚꽃 프러포즈
독고진이 처음으로 구애정에게 마음을 드러낸 '벚꽃 프러포즈' 장면은, 지나치게 독고진스러워서 안타깝고도 코믹했던 장면.
밀린 행사를 뛰기 위해 지방에 내려 간 구애정은 잠시 피곤함을 달래려 차안에서 쉬다가 잠이 들고, 눈을 떴을 땐 흩날리는 벚꽃 속에 독고진이 기다리고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데뷔 10주년을 맞은 애정이 안쓰러웠던 독고진은 행사를 몽땅 사버린 뒤 애정의 차를 운전해 놀이공원으로 데려온 것.
영업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불이 불을 환하게 켠 그곳에서 독고진은 "내가 너무 수치스러워. 그런데 이건 고백이 아니라 자백이야. 당신이 내 눈앞에 자꾸 어른거려 귀찮게 하니까 견디다 못해 자백하는 거야"라며 사랑 고백이 맞는지 헷갈리는 대사로 애정을 향해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독고진을 잘나가는 톱스타이상도 이하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애정은 "영광스럽고 고맙지만 난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단 칼에 거절, 누구에게도 거부 당해본 적 없는 독고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천하의 독고진을 보기 좋게 차버린 애정은 자리를 떠나고, 자기밖에 모르던 독고진의 눈에는 그녀의 뒷모습이 비쳐 쓸쓸한 여운을 남겼다.
"내가 움직일 수 있게 충전해줘"…충전키스
두 사람이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입맞춤을 하는 장면은 일명 '충전키스'라 불리며 큰 화제를 낳았다.
독고진이 자신 때문에 할리우드에 갈 기회를 버리려 하자, 애정은 그를 보내기 위해 독하게 마음먹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독고진에게 자신과 소풍을 가고 싶으면 올 때까지 집 앞에서 기다려 보라고 한 뒤 한밤중이 돼서야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구애정 네가 가져온 감자를 난 이만큼 키웠어. 감자 싹은 독이라는데 그냥 참고 키우니까 꽃이 필 것 같아. 난 고장 나서 너를 제대로 잡을 수 없어. 내가 멈추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와서 충전해줘"라는 독고진의 메시지를 본 구애정은 더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독고진에게 다가간다.
차 안에서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독고진은 기척에 눈을 뜨고, 차창 밖에 서 있는 애정의 모습에 놀라 창문을 내렸다. 구애정은 "이 못돼 쳐 먹은 나쁜 놈아! 충전!"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고, 두 사람은 달콤한 '충전키스'로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다.
"나 구애정 남자 시켜줘"
'커플 메이킹' 프로그램 출연 당시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폰서 루머에 휩싸인 구애정. 있는 그대로 방송에 공개하라는 소속사 대표의 말에 그녀는 "차마 가족과 친구들을 팔 수 없다"며 고민한다.
결국 기자회견을 열어 자숙의 뜻을 밝히고 혼자 짊어지려는 애정에게 독고진은 "다른 얘기할 거 없다. 내 얘기만 하라"며 "네가 독고진 여자 되는 거 허락만 해주면 나 맞다고 할거다"고 말한다.
독고진은 인공심장 고장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사실을 전하며 "만약 내가 여길 떠나게 되더라도 결코 너만 힘들게 두고 갈 순 없다. 구애정 모든 걸 덮을 만큼 어마어마 하게 비싼 독고진 너 주겠다. 그러니까 나 팔아라"라고 터프하게 고백했다.
톱스타로서 이미지 관리는 잊어버린 지 오래, 죽더라고 애정을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독고진의 사랑이 여실히 드러났던 장면이다.
귓속말로 "사랑해"…도돌이 고백
독고진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상심한 애정은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제대로 말도 못한 체 끝내고 만다. 괴로운 일을 연달아 겪은 애정은 술에 잔뜩 취해 잠이 들고, 그녀를 찾아온 독고진이 조용히 자리에 마주 앉았다.
독고진은 취해 잠든 구애정에게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쏟아 내며 미안함을 전했다. 대답이 없는 애정에게 "이번엔 도돌이표 찍는 술버릇 안 나오는 거냐. 그런 식으로라도 너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잠든 구애정의 귀에 대고 "사랑해"라고 속삭였다.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앵무새 주사가 있는 구애정은 독고진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며 잠결에 "사랑해"라고 대답했다. 비록 그대로 따라한 것뿐이지만 독고진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이제 납치할 명분이 생겼다"며 그녀를 집으로 데려갔다.
이는 수술을 일주일 앞두고 애정과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독고진의 계획이었던 것. "나에겐 너를 달랠 시간이 없어. 화내고 짜증내고 풀고 다 내 옆에서 해. 난 그렇게 해서라도 널 봐야겠어"라는 그의 말은 절박함이 묻어나 화가 난 애정의 마음마저 다시 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