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원 기자 |
영화 '풍산개'의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규리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3'와 경쟁하는 것에 대해 "우린 열정과 무모함 뿐"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김규리는 29일 오전2시 미니홈페이지에 "우리 영화 '풍산개'는 어렵게 만들어졌고 어렵게 겨우 개봉을 했다"고 글을 올렸다. 김규리는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고 전재홍 감독이 연출한 '풍산개'에 탈북한 북한 고위 간부의 애인으로 출연했다. 그녀는 2억원 남짓한 제작비로 만들어진 '풍산개'에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김규리는 "몇천억원을 들여 만들고 1200개 관이 넘는 극장수를 가진 '트랜스포머3'와 경쟁을 하게 된다"며 "2억(홍보비 포함)으로 만들어졌고 260개 정도 관에서 상영하는 '풍산개'는 이미 경쟁 상대가 안된다"고 적었다.
실제 이날 개봉한 '트랜스포머3'는 1184개 스크린에서 개봉, 국내 스크린 절반 가량에서 상영된다. 반면 '풍산개'는 154개 스크린으로 개봉 당시 스크린보다 100개 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김규리는 "하지만 우린 밑바닥에서 시작을 했고 가진 것이라고는 영화에 대한 열정, 그리고 무모함뿐이다"며 "그 걸로 됐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그 점을 높게 평가해주시니 말이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가끔은 우리 영화가 제작비가 좀 더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본다. 좀 더 정교했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우린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고 목소리 역시 분명하다. 그 걸로 됐다. 이제 모든 건 관객의 몫이다"고 덧붙였다.
김규리는 "'풍산개' 촬영 하루 앞둔 날 꿈을 꿨다"며 "태풍이 몰아치고 있어 어떤 집으로 들어갔는데 그 곳엔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고 무언가 익숙한 그런 곳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1층에서 2층으로 연결된 계단에 오르던 찰라 김기덕 감독님이 보였다. 감독님은 1층에 있는 벽 한 면 가득 글을 쓰고 계셨다"고 설명했다.
김규리는 "나는 한참을 신기하게 쳐다보다 다시 2층으로 올라갔는데 올라간 2층은 이미 태풍 때문에 천장이 많이 무너져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2층에 나는 웃으며 올랐고 급기야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눕는 게 아닌가"고 적었다.
이어 "누워서 뚫린 천장을 통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금세 비는 그쳤고 바람도 멎었다. 기분 좋게 하늘을 바라보던 나는 아주 신기한 경험을 한다. 바라보던 밤하늘엔 별들이 반짝였는데 신기하게도 아까 1층에서 봤던 김기덕 감독님이 한참 공들여 쓰시던 그 글이 아닌가"고 덧붙였다.
김규리는 "감독님의 글은 밤하늘에 별이 되어 반짝였고 나는 그걸 보며 웃음을 지었고 평온해졌다"며 '풍산개'가 지금 처한 상황과 자신의 꿈을 빗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