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3대 요인은 뭘까.
첫 번째는 단연 스토리다. 단지 로맨스를 다뤘기 때문은 아니다. '로맨스가 필요해'에는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 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달달하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장면 대신 사랑의 진짜 모습들이 있다. 사랑에 대한 환상을 처절히 깨뜨리며 현실 속 사랑의 희로애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0년째 연애중인 조여정(선우인영 역)과 김정훈(김성수 역)은 장기 연애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여성들의 공감을 얻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고, 바람을 피우고 또 그걸 목격하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로맨틱'한 장면과는 다소 거리가 먼 스토리 전개는 '로맨스가 필요한' 여성들의 심리에 직격탄을 날린다.
조여정과 최송현(강현주 역), 최여진(박서연 역)의 대화도 한 몫 한다. 세 여배우는 지상파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적나라한 19금 대화를 통해 답답한 여성들의 마음을 뻥 뚫어준다. 30대 최송현의 순결강박증은 비슷한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자유연애주의자 최여진의 연애방식은 대리만족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은 감각적인 연출이다. '로맨스가 필요해'는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킬 만큼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화면을 보여준다. 특히 인물들의 갈등이나 감정이 극에 달하는 장면에서는 폴라로이드 사진과도 같은 스틸화면을 통해 정제된 이미지를 제공하면서 그 너머에 있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룬다. 조여정이 최진혁(배성현 역)과 첫키스를 하는 장면에서는 긴장되면서도 설렘을 느끼는 조여정의 심리를 전달하기 위해 키스 장면이 스틸컷으로 연출됐다. 시청자들은 당시 마치 시간이 정지됐다고 느꼈을 조여정의 마음을 그대로 전해 받을 수 있었다.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전개, 다양한 볼거리,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여심을 꽉 사로잡고 있는 '로맨스가 필요해'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이 인기를 이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