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3人 "후회한적? 없다. 도전하길 잘했죠"(인터뷰①)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1.07.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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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오승훈, 김초롱, 김대호 아나운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MBC '우리들의 일밤'의 아나운서 공개채용 '신입사원'을 통해 꿈을 이룬 그들을 만났다. 김대호(27), 김초롱(26), 오승훈(29) 아나운서다.

교육이 한창이라 인터뷰 장소는 여의도 MBC 아나운서국 회의실. 그곳에서 세 명이 나란히 앉아 한창 선배들로부터 수업을 듣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선 세 사람에게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느냐"라고 물으니 "발음과 발성을 시작으로, 2주차인 현재 뉴스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며 "어렵다"라고 하소연을 했다. 무려 4달 동안 서바이벌 미션을 거쳐 최종 합격의 기쁨을 안은 세 사람도 보통의 풋풋한 '신입사원'의 모습이다.

-합격 발표 순간에 든 생각은?

▶"아무 생각이 안 났다. 현실이 펼쳐져 있는데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게 믿겨 지지 않았다."(김초롱)


"사람들을 일일이 나열하는 분들은 준비를 열심히 했거나, 강심장 인 것 같다. 제 경우는 마지막에 이름이 불렸는데 '다행이다'라고 10번 정도 읊으면서 나갔다. 그 얘기를 마치자마자 앞에 앉은 사람들이 쫙 눈에 들어오는데, 그 사람들과 나눈 고마움 미안함 등이 한꺼번에 들었다.(오승훈)

"저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다 말씀해 주셔서. 저는 두 분 얘기 합하면 될 것 같다.하하"(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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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오승훈, 김초롱, 김대호 아나운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가장 기억에 남는 미션은?

▶"패자 부활전에서 살아남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는 합격했지만 떨어진 친구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마냥 기뻐하지도 못했다.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또 한 가지는 즉석에서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MC를 보는 거였다. 그 자리에서 갑자기 소화하는 게 진짜 어려웠다."(김초롱)

"하나하나 전부 배울 것이 있었던 소중한 미션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합숙 둘째 날 즉흥 진행 미션이 기억난다. 거기서 이기면 다음 라운드 진출할 수 있지만, 지면 팀원 중 2명 탈락해야 했다. 5명 팀원이 모여 '우리 꼭 다 같이 올라가자'라고 다짐을 하고 서로 북돋아 줬다. 다행히 저희가 이겼는데 최종합격한 거나 다름없이 기뻐했었다. 사실 1대1 대결에 나가면 탈락자 뒷모습 보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이건 조별 과제였다. 그래서 '우리조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었다."(오승훈)

"개개인이 하다가 조별 관제로 넘어가면서 함께 영상물을 만드는 미션이 있었다. 그 전에는 계속 혼자서 했었는데 넷이 같이 하게 돼 좋았다. 그런데 전부 탈락하고 혼자 남게 됐다. 그 이후로 하는 과제에서고 그 때 감정 때문에 힘들었다."(김대호)

-'신입사원'이 실험적인 방송이었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었을 것 같다.

▶"회사에서 자기 직원이 TV에 나온 것을 보게 돼, 그 분이 결국 사직서를 낸 적이 있다. 저 같은 경우는 사직서를 내고 지원했는데, 방송일 꿈을 꾸고 있지만 혹시 탈락하면 어쩌나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냥 일반적인 채용시험은 탈락해도 그 이유를 모른다. 그런데 '신입사원'은 매번 미션에서 자신에 대한 냉철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떨어져도 그 이유를 명확히 알기에 발전할 수 있다."(김초롱)

"얼굴이 노출되는 것은 단점이다. 가수 지망생은 자신의 매력을 표현하면 탈락해도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할 수 있지만, 아나운서들은 뽑히지 않으면 취업이 어렵다. 그러나 보통은 합격할 때 나 혼자 기뻐하고 탈락하면 혼자 슬퍼하는 게 다인데, 신입사원은 함께 축하하고 격려해주는 게 좋았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끼리 우정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오승훈)

"저도 두 사람의 의견에 동의한다. 얼굴이 알려지는 것은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같은 직종에서 눈여겨 본 분들이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 장점을 많이 끌어 올려줄 점은 순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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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오승훈, 김초롱, 김대호 아나운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합격 후 사설 학원 출신임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저희는 학원을 다녔는지 다니지 않았는지 말하지 않았다. 질문이 없었기 때문에 말할 기회가 없었다. 공부에 있어서도 학원을 다녀서 1등을 했다고 그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 않나. 더 열심히 배우고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열정이 그렇게 나타났다고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다. 아나운서를 간절하게 꿈꿨고, 그 방법 중에 하나로 학원의 교육과정을 들었던 것 뿐이다."(오승훈)

"제 경우엔 얘기를 했었는데, 방송에서 나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제가 '신입사원'을 통해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게 됐다는 얘기가 논란이 됐다. 엄밀히 얘기하면 학원을 다녔다고 해서 꿈을 가졌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제 경우엔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런 꿈에 더욱 다가갔다는 의미인데. 방송을 처음 시작하면서 아나운서의 꿈을 가졌다고, 시점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김대호)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지

▶"라디오 진행을 굉장히 하고 싶다. 라디오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매체라고 생각. 인간의 감성적인 면을 채워준다고 생각한다. 친구처럼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김초롱)

"세상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예를 들면 최근 A380 여객기, 스마트폰 등에 대한 뉴스가 많았다. 그런데 과학기술을 향유하는 계층이 양극화되고 있다. 서민층이고 어려운 사람은 그것을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그런 혜택을 여러 사람이 누렸으면 좋겠는데. 사회적인 정책이 변화되면 그런 향유할 수 있는 계층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나운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오승훈)

"아주 편안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거기에 준하는 인물로 여겨질 때가 있다. 어디서 절 만나더라도 편하게 다가와 얘기 할 수 있는, 그런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합격 후 어떤 분이 저를 알아보시면서 '대호 씨가 울 때 나도 울었다'라는 말을 해 줬다. 시청자와 전달자라는 입장이 아니라 정말 함께 소식을 나누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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