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물론 사건 당사자들인 한예슬, 제작진, 제작사, 방송사 등 모두 얼마나 할 말이 많겠는가. 다들 성인들이고 직업인들인데 서로에 대한 갈등이 오죽 심했으면 이 상황까지 왔을까하는 동정이 마음 한 구석에 들기도 한다.
하지만 직업인들, 특히 국민이 주인인 방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기에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스타와 드라마 존재 이유는 바로 시청자들이 있어서다. 그런데 이번 '스파이 명월' 사태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주인을 고려한 대처를 찾을 수 없다.
제작 관계자들과 스케줄 등 여러 면에서 갈등이 있었다는 한예슬, 한예슬의 여러 행동이 문제가 됐다는 제작 관계자들, 이들이 서로에 접근할 때 시청자를 그 중심에 놓고 상대를 접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결론만 놓고 본다면 촬영을 거부하고 해외로 향한 한예슬이나, 한예슬을 그 상황까지 이르게 한 제작 관계자들이나,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자신을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것이었을 뿐, 그 누구도 '스파이 명월'의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해 온 시청자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시청자를 생각했다면, 양 측 모두 한 걸음 물러서 드라마가 정상적으로 방송되기 위해 노력했고, 최악의 상황을 면했을 것이다.
어느 드라마고 문제가 없는 작품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시청자와의 약속이 먼저이기에 서로에 대한 불만을 '결방'이라는 최악의 표현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연기자와 제작 관계자들 모두 프로인 점도 한 몫 한다.
그렇기에 시청자를 완전 배제한 채 발생한 이번 '스파이 명월' 사태는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참, 데뷔 초반이던 지난 2004년 MBC '논스톱4'를 찍고 있을 때 한예슬은 대기실에서 기자와 만나자 마자 언제나처럼 밝고 톡톡 튀는 목소리로 "피곤해 보이시는데 피자 한 쪽 드실래요?"라며 자신 앞에 있던 피자를 건넸다. 또 2005년 신년 인터뷰에서는 3가지 소원을 묻는 질문에 "힘이 많아져 제 주변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어요"라고 밝게 말했다.
이렇듯 배려심도 넘쳤던 한예슬. 이전 보다는 인기와 힘이 많아진 지금, 한예슬이 지켜야할 사람들은 바로 시청자다. 한예슬의 복귀를 바라는 가장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