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온오프 미디어 스타뉴스와 인터넷 미디어 TV리포트, 한경닷컴,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공동으로 자살방지 캠페인 '함께 사는 아름다운 한국'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을 자살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펼쳐지는 이 캠페인은 미스코리아 모임 녹원회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효리 하지원 주상욱 등 유명 스타들 및 민경욱 KBS 1TV '9뉴스' 앵커도 이미 동참했습니다. 이번에는 '연예계의 마당발'로 통하며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를 꿈꾸는 방송인 박경림이 함께 했습니다.【편집자주】
-연예인 혹은 사회에서 자살 소식을 접했을 때의 기분은 어떤가요.
▶당연히 충격적이죠. 지인을 통해서 듣고 믿기지 않아 인터넷에 들어가서 확인을 하고도 믿기지 않아 먹먹한 마음으로 한참을 멍하니 있곤 해요.
-친분이 있었던 연예인들 중 스스로 세상과 이별한 사람은 있었나요.
▶(정)다빈이 같은 경우는 같이 연기를 했었고 늘 밝고 예의바른 친구였기 때문에 참 예뻐하던 동생이었어요. (최)진실언니도 제게 늘 따뜻하게 대해주셨고, 저 역시 언니의 성실함과 프로의식을 존경했었죠.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던 지인들에 조언을 해 준 적이 있나요.
▶몇 번 있어요. 자살은 오랜 시간을 두고 계획을 짜서 준비하는 경우 보다는 많은 경우, 순간적으로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고통과 어려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두려움과 세상에 나 혼자라는 외로움도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지인 중에 갑자기 어려운 일을 겪거나 버거울 정도로 힘든 상황에 처한 분들과는 일부러 자주 만나는 편이예요. 딴생각 들지 않게 연락도 수시로 하고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분명히 더 강해져서 좋은 날이 올 거라는 얘기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엔 없으니까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요.
-연예인을 포함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나요.
▶이 생각을 그동안 참 많이 했었는데, 인간은 누구나 어느 때 내가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 있죠. 외로움이나 두려움 배신감 실패 상처 고통 무기력 그 외 부정적 감정들이 하나로 모아져서 탈출구가 없는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예인의 경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는 동시에 많은 사람의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은 것 같아요. 나를 좋아하고 사랑해주던 대중이 어느 한 순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면 그건 정말 참 아프죠.
연애하다가 내 마음은 그대로인데 갑자기 그 연인으로부터 버림받고 또 그 연인이 다른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한다고 생각하면 비슷할까요. 특히 그게 내 맘 같지 않게 오해나 루머 추측으로 붉어진 거라면 더더욱...
-본인 역시 여러 부분에서 힘들었던 적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때 고통스러웠고, 또 어떻게 이겨냈나요.
▶저 역시 악플 보면서 속상하기도 하고 내 맘 같지 않게 오해를 사거나 배신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무척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는 데 그럴 때 혼자 있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컴퓨터와 둘만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한 것 같아요. 세상에 내 편이 아무도 없구나 하는 착각이 일어나거든요. 다행히도 절 정신없게 만드는 아이와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고, 스스로 우울한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지인들 만나 속상한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함께 얘기해서 풀어버리죠. 결국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연예계를 포함, 사회 전체적으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사람의 상처는 사람의 사랑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거라 아무리 좋은 제도도 그 속에 사람이 없으면 답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가지는 관심이 답이란 생각이에요.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고 관심을 가진다는 자체로 이미 큰 위안이거든요. 특히 아직 어린 학생들에겐 일 대 일 멘토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키다리아저씨 같은 분이 곁에 한 사람씩만 있어도 힘이 될 것 같아요. 그 시기엔 누군가가 내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준다는 것만으로 정말 큰 응원이 되거든요.
연예인 문제는, 한 편으론 노출된 삶을 선택한 것은 바로 자신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벌어진 일은 어른스럽게 스스로 감당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대중들도 조금만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충분한 질책을 하신 뒤에는 그 연예인이 스스로 상처를 추스르고 회복할 수 있도록 조금만 여유를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조금만.
-자살을 하지 않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들을 꼽는다면요.
▶지금 이 시간이 터널의 시작인지 중간지점인지 끝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빛을 보기도 전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요. 터널은 반드시 끝이 있거든요.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어떤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사람인지, 어떤 기쁨을 주는 사람인지,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 사랑 줄 수 있는 사람인지, 그걸 다 알기도 전에 그건 너무 억울해요. 미래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가치를 가졌는데, 그건 너무 억울해요.
-지금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 하는 분들에 용기의 한마디를 전한다면요.
▶많이 힘들지요? 오늘이 너무 두렵지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작년 오늘 이 시각 일도 잘 떠오르지도 않죠? 분명 이 시간도 지나가고 나면 반드시 내일이 오는 거 아시죠? 그리고 그 내일은 오늘과는 또 다른 하루가 될 거고, 오늘은 어제가 되어 영원히 사라질 거라는 거 아시잖아요. 그리고 그 사이에 제가 친구가 되어 드릴게요. 친구가 생겼으니 최고는 아니더라도 아주 나쁘지는 않은 하루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