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범 기자 |
한예슬은 18일 오전 10시 40분께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파이명월' 촬영에 참여했다.
4일 만의 촬영 복귀인 이날 한예슬은 현장의 취재진을 피해 '007작전'에 버금가는 눈속임을 통해 현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께부터 현장 인근 자신의 밴 차량에 머물던 한예슬은 10시40분께 고급 승용차로 갈아탄 뒤 주차장을 통해 촬영 현장 건물로 쏜살같이 들어갔다.
한예슬은 이후 에릭과 카페 신을 촬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일련의 사건 때문인지 어색한 모습이었다. 한예슬 역시 예의 미소보다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한예슬과 에릭은 촬영에 앞선 대본 연습에서도 서로 대화를 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일이 별로 없이 대본만 들여다봤다. 에릭의 표정도 밝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예슬과 '불화설'에 휩싸였다 지난 17일 KBS 드라마국에서 악수로 화해한 황인혁PD 역시 밝은 모습은 아니었다.
한예슬은 지난 14일 '스파이 명월' 촬영을 거부한 채 잠적한 뒤 15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다. 소식을 접한 KBS와 제작사 등 드라마 관계자, 소속사는 물론 시청자들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 KBS는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배우 교체를 불사하겠다며 한예슬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등 강경한 입장이었다.
이후 한예슬이 소속사와 어머니의 설득에 마음을 돌려 귀국 의사를 밝히고 고영탁 국장에게 직접 사과 전화를 하자 일단 두고 보자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예슬의 도피는 1박2일의 짧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나 함께 고생하며 현장을 지킨 배우 및 스태프와의 갈등, KBS와 제작사에 미친 금전적 손해, 시청자와 팬들의 충격으로 말미암은 이미지 실추 등을 회복하는 것 등 넘어야 할 산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열악한 드라마 촬영현장 문제는 별개로 하고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