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의 음악다방⑦]조니미첼, 절제된 감성의 미학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8.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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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 조니 미첼 <사진=공식 홈페이지>


'슈퍼스타K2'가 낳은 신데렐라 장재인이 매주 스타뉴스를 통해 최고의 음악을 추천합니다. 작사, 작곡, 연주가 가능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인 장재인이 꼽는 베스트 음반, 그가 직접 듣고 느낀 생생한 감상평을 독자들에 매주 선물합니다.

장재인이 선택한 일곱 번째 음반은 캐나다 출신 여성 싱어송라이터 조니 미첼(Joni Mitchell)의 'Blue'. 지금 CD를 함께 들어요! 재인이의 음악다방!


흐느끼지 않기에 더욱 슬픈, 절제된 그녀의 'Blue'. 지독한 외로움과 우울함, 쓸쓸함이 느껴지지만 절대 이 감정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청량하지만 서늘한 사운드, 맑은 목소리, 담담한 가사. 그래서 더 마음이 저리는 조니 미첼의 명반 'Blue'입니다.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감정, 색깔. 강처럼 흐르는 Blue.

1. ALL I WANT

그녀의 모든 노래에 주목해야할 부분은 가사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조금씩 조금씩 비춥니다. 중심을 '자신'에게 맞춰주세요. 그리고 CD를 재생시킵시다.


청량한 통기타소리가 앨범의 시작을 엽니다. I am on a lonely road and I am traveling..그리고 친근하지 않은, 독특한.. 그러나 물이 흐르는 듯 아름다운 멜로디.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게 되는 가사입니다.

I hate you some, I hate you some / I love you some / Oh I love you when I forget about me(당신을 싫어해요. 당신을 사랑해요. 내 자신을 잊을 때, 당신을 사랑해요)

Do you see-do you see-do you see (보이나요)

how you hurt me baby (당신이 얼마나 내게 상처 주었는지)

So I hurt you too (그래서 나도 당신에게 상처를 주었어요)

then we both get so blue..(그리고 우린 둘 다 무척 우울해 졌죠)

2. MY OLD MAN

이번엔 피아노 소리. 그녀의 피아노소리는 따뜻하고 울림이 강한 다른 팝의 피아노 반주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앞서 나왔던 특유의 챙챙 거리는 통기타소리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도 있고, 'Blue의 느낌' 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저는 조니가 직접 치는 피아노가 너무너무 좋습니다. 화려하지 않음이 더욱 노래와 가사를 마음에 다가오게 해요.

my old man (나의 오래된 그..)

Keeping away my blues.. (내 우울을 멀리 하세요)

But when he's gone (그러나 그가 떠났을 때)

Me and them lonesome blues collide (나와 그 외로운 우울은 충돌 했어요)

The bed's too big. The frying pan's too wide (침대는 너무나 크고, 프라이팬은 너무나 넓어요). 내 blues를 멀리하세요..

3. LITTLE GREEN

요번의 통기타소리는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감싸 안아주는 듯한 joni의 목소리.

Just a little green Like the color when the spring is born. (봄이 태어 날 때의 색깔처럼) Just a little green. Like the nights when the Northern lights perform. (오로라(북극광)가 보이는 밤처럼..

There'll be icicles and birthday clothes And sometimes there'll be sorrow (고드름과 생일선물 옷들이 있을 거야. 그리고 때론 슬픔도 있을 거야)

혹시 알아차리셨나요?

so you write him a letter and say, "Her eyes are blue." 이번에도 놓치지 않고 blue라는 단어가 가사에 들어 있습니다.

4. CAREY

활기찬 사운드가 들려옵니다. 앨범 내에서 가장 가득 찬 사운드를 보입니다. 타악기, 베이스, 그리고 코러스.

담담하고 밝은 보컬이 우리를 화자의 상황에 개입되는 것이 아닌 한 발짝 떨어져 보게 만듭니다. 지금 있는 곳에 머물지 못하는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무엇이 그녀를 오게 했으며 머물지 못하게 했으며 떠나고 싶게 하는 걸까요?

계속되는 업 템포. 내재되어 있는 감정과는 다르게 일관되는 밝은 느낌.

쓴 덩어리를 이미 속으로 삼킨 것처럼 담담한 그녀의 모습이 계속해서 그녀의 세계를 상상하게 합니다.

5. BLUE

앨범과 동명의 곡. BLUE. 그녀가 드디어 Blue를 말합니다. 흐느끼지 않기에 더욱 슬픈 그녀의 Blue.

blue-우울함. 파란색. 자신의 속으로 파고들어가 있는 것. 감정 깊숙하게 잠겨 있는 것. 그녀는 바다로 이것들을 표현합니다.

깊은 바다의 푸른색. let me sail away (내가 항해하도록 해줘)

There' re so many sinking now (너무나 많은 것들이 가라앉고 있어)

Blue, here is a shell for you (여기 너를 위한 조개껍질이 있어)

inside you'll hear a sigh (이 안에서 넌 들을 거야)

A foggy lullaby (한숨소리, 안개 가득한 자장가)

There is your song from me. (여기 내게서 나온 너의 노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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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미첼의 'Blue' 앨범 재킷사진


6. CALIFORNIA

어딘가의 낯선 곳들을 여행하고 있는 그녀. 무언가를 잊기 위해선지 blue에서 벗어나기 위해선지 사랑했던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선지.

파리, 그리스, 스페인. 어디를 가도 더욱 외로워질 뿐이고

캘리포니아에 관한 기사를 읽는 것은 우울함을 가져다주죠.

(All the news of hem you read, Just gives you the blues.)

California I'm coming home. 돌아가기로 결심한 그녀.

그녀가 그리워하는 고향 California에 있는 것은 사랑했던, 사랑하는 '그' 일까요?

아니면 그를 사랑하기에 슬픔에 빠져있는 '나' 다운 그녀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정말 말 그대로의 고국을 말하는 걸까요?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유럽여행 중 이 앨범의 대부분의 곡을 썼다는 joni. 그러나 가사의 뒷부분에서 war, bloody를 언급하며 우리를 헷갈리게 합니다.

그로 인해 우린 좀 더 여러 가지 의미로 노래를 해석하는 재미를 가질 수 있네요.

7. THIS FLIGHT TONIGHT

비행하는 밤.

그녀는 분명 비행하는 듯한 사랑을 경험했고 어두운 사랑의 밤을 경험한 듯 합니다.

i get so weak / 난 점점 약해지고 있어요.

Sometimes I think love is just mythical / 가끔 사랑은 신화 같다는 생각을 해요.

Up there's a heaven / 위에는 천국이 있고

Down there's a town / 아래에는 마을이 있는..

Blackness everywhere and little lights shine / 모든 곳에 암흑이 있고, 작은 빛이 빛나요.

Blackness, blackness dragging me down / 암흑..암흑이 날 좌절시켜요.

Come on light the candle in this poor heart of mine. / 이리와요. 와서 불쌍한 내 마음의 촛불에 불을 붙여주세요.

starbright, starbright

암흑. 어두운 밤. 그리고 작은 빛인 별.

노래의 뒷부분엔 재미난 요소가 있습니다.

달콤한 샴페인을 마신 그녀가 헤드폰의 볼륨을 올리자, (Got the headphones up high) 정말 마치 밖에서 듣는 헤드폰의 사운드처럼 소리가 바뀌며 노래가 나옵니다.

노래 속의 노래.

"Goodbye baby, baby goodbye, Ooh, ooh, love is blind."

8. RIVER

전주의 피아노소리가 크리스마스의 캐롤 입니다.

그녀의 마음을 한번 통과하며 변해서 조금 가라앉은 채 나오는 캐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한 겨울,

조용한 방안, 팔을 걸친채 방안과 대비되는 창문밖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

….

저는 이런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며 노래를 들어봅니다.

It's coming on Christmas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어요.

They're cutting down trees

They're putting up reindeer / 사람들은 나무를 자르고, 순록을 내놓아요.

And singing songs of joy and peace / 그리고 기쁨과 평화를 노래하죠.

Oh I wish I had a river / 아, 내게 강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I could skate away on. / 계속해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But it don't snow here / 그렇지만 눈은 오지 않고

It stays pretty green / 여전히 녹색 빛을 띄고 있어요.

I'm going to make a lot of money. Then I'm going to quit this crazy scene / 돈이라도 많이 벌어서 이 미칠듯한 풍경을 떠나고 싶어요.

자아 성찰, 절제되어 표현되는 내면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정말 너무나 멋진 가사라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는 나의 지나온 모든 것들….

나를 너무나 힘에 부치게 했던 그, (he love me so naughty Made me weak in the knees)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이기적인 나 자신.(I'm so hard to handle, I'm selfish and I'm sad.) 그리고 결국 그를 잃어버린 내 모습. (Now I've gone and lost the best baby that i ever had)

I wish I had a river. 내게 강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9. A CASE OF YOU

분명 blue하지만, 한편으로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노래입니다.

Oh you are in my blood like holy wine / 당신은 성스러운 와인처럼 내 핏 속을 흐르고 있어요.

You taste so bitter and so sweet / 너무 쓰기도 하고 너무 달콤하기도 해요.

Oh I could drink a case of you darling / 당신 한 상자를 다 마셔버릴 수 있어요

And I would still be on my feet. / 그러고도 난 제대로 서있을 수 있어요.

Oh I would still be on my feet. / 그렇게 하고도 난 제대로 서있을 수 있어요

분명 '당신'과 함께하는 것이 계속해서 달콤하지만은 않을 거죠.

피 흘리는 듯한 상처를 겪을 각오도 해야 해요.

(And she said "Go to him, stay with him if you can. But be prepared to bleed")

그래도 '나'에겐 포도주 같은 당신, 당신 한 상자를 한 번에 다 마셔버릴 수 있어요.

가슴이 아리는 사랑스러운 모습!

10. THE LAST TIME I SAW RICHARD

조금 더 부드럽게 울리는 피아노소리. 그러면서도 챙챙한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차드를 본 날. 그날 나눈 대화들로 이루어진 가사.

각자의 연애에 대한 생각. 소설 같기도 하고 일기 같기도 한 가사.

계속해서 뱉어지는 단어들.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 같은 노래. 연애에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을 가진 리차드. 그리고 사랑이 달콤하다는 몽상가 '나'

상황은 바뀌고, 연애는 늘 같은 파국을 맞는 다던 냉소적인 리차드는 결혼을 하고,

'모든 좋은 몽상가들은 이런식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나'. 곡의 곳곳에 숨어있는 Blue.blue.blue…그 당시 많이 표현되던 사회적, 혁명적인 말은 여기 없습니다.

고요히 말하는 '내면'을 함께 읊조리고 돌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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