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도 울었던 '영애씨', 이젠 좀 행복해질까요?③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09.2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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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꼭 고생한 캐릭터는 상을 받고 끝에 가서 행복해지길 원해요. 그렇다고 불행한 건 아니지만 행복은 계속 추구하고 노력해나가는 거지, 행복의 결과는 없어요. 또 다른 행복을 그려나는 영애를 그려나가는 것이 목표에요."

tvN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영애씨')의 정환석PD는 이영애(김현숙 분)의 행복에 대해 선뜻 확답을 전하지 못 했다. 행복은 그만큼 어렵고, '영애씨'는 그만큼 현실적이니까.


"현실적으로는 회사 안에서 파혼의 상처 아물어가면서 사람도 만나게 될 거고 짧게든 길게든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에요. 산호와 우정과 애정의 경계선에서 계속 움직일 것 같습니다."

현실은 이영애의 삶에만 적용된 게 아니었다. 극 속 모든 인물에게 저마다의 현실은 저리도록 리얼하게 녹아 있었다. 직장동료에서 깨진 사내커플로, 부부에서 맞벌이 육아 부모로 발전한 지현과 서현의 삶도 그 중 하나였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많이 채집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드라마니까 극적인 걸 좀 더 넣었어요. 4회에 베이비시터를 구했다가 완전히 잘해줘서 믿었는데, 알고 보니 베이비시터 가족이 와서 자기 집처럼 살고 있었다는 상황도 있어요. 다 실제 얘기에요. 사회비판 많이 하고 싶어요. 나가보면 다 불만 있지 않나요? 물가 비싼 것. '이러면서 어떻게 추석 상 차리라는 거야', '이래놓고 애 낳으라는 거냐' 이런 대사들로 현실 반영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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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영애씨' 정환석PDⓒtvN 제공


정PD는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로 지원을 꼽았다.

"놀기 좋아하는데 철없을 때 불장난으로 인해 사회적으로도 눈치보고 살아야 하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캐릭터죠. 요즘엔 과거가 있다는 게 문제 안 되는 상황인 것 같아도 남자 의식은 아직 여전해요. 그래서 지원이가 울 때 가슴이 뭉클해요."

무뚝뚝하고 괴팍하면서도 속정은 깊은 영애의 엄마는 고인이 되신 정PD의 어머니를 모델로 삼았다.

"'영애씨'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인데 영애 엄마 같은 경우는 저희 엄마가 롤모델이에요. 시즌 1,2에 영애엄마의 고향언니 남편이 죽어서 장례식 가는 장면이 있어요. 그 언니가 '남편 구박하지마라. 너도 남편이 옆에 있는 거랑 없는 거랑 다르다'라고 말하며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어머니 돌아가신지 얼마 안돼서 모니터 보면서 눈물 줄줄 흘렸어요."

사실 행복이란 게 끝이 없다. 삶도 끝이 없고, 죽어도 끝나지 않는다. '영애씨'는 현실이니 어떻게 생각하면 시즌 30을 가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정PD는 '영애씨'가 갈 방향을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매회 매회가 힘들어요. 영애만 새로운 곳에 가서 하는 상황도 가능할 것 같고. 시즌1 때 10년을 하라고 농담했는데 현실화되는 것 같아요. 10이라는 숫자는 새로운 의미가 있으니 시즌10부터 그다음 10년을 바라보는 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정PD에게 '영애씨'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고심 끝에 평범하지만, 그러나 진정성이 묻어나는 답을 전했다.

"삶의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메시지에요. 힘든 사람들을 어루만져주고 싶어요. 그러면서 작은 행복들을 발견해가는 과정도 보여주고 싶죠. 로또 100억보다 삶 속에서 조그만 행복을 찾으란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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