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선 ⓒ사진=최준필 인턴기자 |
올해 나이 17세.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진정선은 또래 여고생과 다르지 않았다. 174cm 훤칠한 키가 이 '보통 여고생'과 좀 다를 뿐 해맑은 얼굴, 순수한 말투는 딱 '꿈 많은 열일곱 살 여고생'이었다.
이 당찬 여고생은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KOREA 시즌2'에서 당당히 언니들을 누르고 '톱2'에 올랐다. 24일 마지막 결선을 앞두고 지난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진정선을 만났다.
진정선은 어린 나이지만 타고난 모델 감각과 완벽한 몸매 등을 바탕으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며 방송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했다. 심사위원들의 진정선에 대한 극찬에 동료 도전자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받기도 했다.
특히 10대 특유의 솔직함이 깃든 말투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인터넷상에는 진정선을 검색하면 '진정선 싸가지', '진정선 방정', '진정선 독설'이라는 단어를 접할 수 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요즘 흔히 주장하는 '악마의 편집'을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줄 알았지만 진정선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에 방송 보면서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어떻게 언니들에게 그걸 수 있을까하고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게 제 모습이더라고요. 그걸 지금까지는 몰랐던 거죠. 관심도, 욕먹는 것도 처음이라 처음에는 속상했어요. 하지만 점점 받아들여지더라고요. 잘못이 있으면 앞으로 변하면 되잖아요. '도수코'에 감사한 게 제가 참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많이 놀라요."
진정선 ⓒ사진=최준필 인턴기자 |
진정선은 고교(한림예고)에서도 모델 전공이다. 하지만 이번 '도수코'는 그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정직해졌고 일에 대한 '프로 정신'도 높아졌다.
그는 '도수코2'의 첫 미션이었던 '세미 누드' 미션을 언급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남들 앞에서 벗는 게 좀 민망하고 그랬어요. 촬영장에 사람이 엄청 많았거든요. 가린다고 하지만 그래도 보이니까 민망하더라고요. 하하. 학교에서 선생님이 반 친구들 앞에서 당시 영상을 보여줬는데 자랑스러워서 그렇게 하셨겠지만 전 좀 창피했어요(웃음)."
진정선은 그러나 "이제는 별 느낌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 이후에 W화보를 찍었는데 그것도 거의 세미 누드에 가까웠다"라며 "한 번 해봐서 그런지 별 느낌이 없더라. 처음 세미 누드 때는 민망하고 창피하고 눈물도 나오고 그랬는데 이번 W화보 때는 예쁘게만 나온다면 다 벗고 나올 수도 있는 느낌이었다. '나도 성장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달 초 '도수코' 미션을 위해 미국에 가 뉴욕패션위크 무대에 올랐다. 역시 처음이다.
"해외에서 첫 쇼라 많이 떨리고 긴장됐어요. 한국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한국에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5시간 정도로 긴데 뉴욕은 많이 짧았어요. 거기서 다른 모델 한 분하고 얘기했는데 저와 동갑이더라고요. 놀랐던 게 저는 한국에서 제일 어린 편인데 거기서는 나이가 좀 있는 축에 속했어요. 모델 활동을 일찍 시작하는데 좀 놀랐죠."
진정선은 "이번 뉴욕패션위크를 통해 많이 배웠다"라며 "예전에는 사실 그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말 그대로 '꿈'이었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준비를 좀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영어 공부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24일 역시 '톱2'에 오른 박슬기(25)와 최종 우승을 놓고 겨룬다. 박슬기는 최근 7,8,9회 미션에서 3연속 우승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언니(박슬기)를 보면 딱 모델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모델'을 그려보라면 딱 언니가 나온다고 할까요. 키도 저보다 크고 피부색도 까무잡잡해서 탄력 있어 보이고요(웃음)."
박슬기의 '장점'을 쭉 나열하기에 "누가 우승할 것 같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점점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계속 바뀌고 있어요. 처음에는 '내가 할 거야'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없다면 거짓말이죠. 근데 언니가 처음에 비해 엄청 발전했어요. 이제는 모르겠어요. 솔직히. 주변에서도 2등해도 괜찮다고 말을 하니 더 그래요. 이제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만약 우승해 상금 1억원을 받으면 어디에 쓸 건지에 대해 진정선은 "저는 쓸 데가 없다"라고 말했다.
"엄마에게 다 드릴 거예요. 솔직히 '도수코' 하면서 돈이 의외로 많이 들었거든요. 엄마와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엄마가 '상금 받으면 줄 데가 많다'고 하셨어요(웃음). 할머니 용돈도 드려야하고, 여기저기 쏠 때도 많고, 다 쓰고 얼마 남을지 모르는데 우선은 저축을 하고 싶어요.
아, 이번에 '도수코'에 출연하면서 저 기죽지 말라고 이모가 많이 신경써주셔서 이모께 보답해야 할 것 같아요. 인터넷에 보면 제 가방이 비싼 가방이라고 뭐라고 하시는데 사실 이모가 빌려주신 거예요. 제가 그런 명품 가방 살 돈은 없죠."
진정선에게 '도수코' 이후를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모델) 일을 너무 하고 싶어요. '도수코'하면서 주변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과연 '도수코' 끝나고 나가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좀 불안했어요. 일이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많이 하고 싶어요. 아, 인터넷에서 제 이름을 검색하면 '진정선 남자친구'라고 연관 검색어가 뜨는데 저 남자친구 없어요. 사귈 의향도 없고요.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근데 또 모르죠. 강동원같은 남자가 나타나면 사귈지, 하하하."
진정선 ⓒ사진=최준필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