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도가니'가 10일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2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도가니'는 1일 34만 9041명을 동원, 누적 214만 1960명이 찾았다. 지난 달 22일 개봉한 이래 10일만에 2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것.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톱스타가 나온 블록버스터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지난해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아저씨'는 11일만에 200만명을 넘어섰다. 어두운 이야기에, 그 흔한 액션 장면 하나 없는, 사회 고발성 영화가 세상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도가니'는 2005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교장과 교직원, 선생들이 학생들에게 성폭력과 폭행을 가했던 실화를 다룬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도가니'는 기획부터 제작, 투자, 개봉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어두운 이야기에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곳곳에서 외면 받았다.
하지만 만드는 이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어두운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영화 만듦새가 빼어났다.
'도가니'가 터진 데는 시의성도 한 몫 했다. 기자시사회가 끝나고 SNS를 통해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입소문이 돌았다. 영화 속에서 조명한 광주 인화학교 사건과 그 사건이 어떻게 잊혀졌는 가에 대한 분노가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마침 국정감사에 10.26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은 발 빠르게 반응했다. .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재추진하고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도가니 방지법을 국회에 내기로 했다.
경찰은 재수사 요구가 들끓자 청장 직속 지능범죄수사대를 광주에 파견하고 광주경찰청 성폭력 사건 전문수사관 10명과 함께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당시 사건의 대한 재수사를 영화 개봉 일주일만에 전격 단행한 것.
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숙사가 설치된 전국 41개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의 생활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영화 '도가니'가 세상에 나온 이래 불과 10일만에 이룬 결과다. '도가니' 열풍이 빠르게 달아올랐지만 더디게 식어 이번에는 부디 세상을 바르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