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JYJ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재중 유천 준수의 3인 남자그룹 JYJ와 방송사 KBS는 참 묘한 악연이다. 최근 KBS '제주 음악회' 무대에 출연하려다 돌연 무산됐고, 지난 5월에는 신곡이 없다는 이유로 KBS '뮤직뱅크'로부터 출연불가 통보를 받아 논란이 됐다. 이제 신곡을 가져왔더니 방송 심의가 길을 막아섰다.
최근 발표한 JYJ의 새 앨범 수록곡 '삐에로'에 대해 KBS가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 노래 가사 중 'P.S.M'이라는 단어가 '프레지던트 이수만'이라는 뜻으로 특정 개인에게 인신공격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재중 준수 유천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완전히 다른 뜻"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들은 '이수만을 특정지은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건 생각지도 못했다"며 황당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P.S.M은 단지 전반적인 사회 비판을 담아낸 약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논란이 된 이 곡은 "난 너의 피에로 정말로 웃겨. 너에게 다 바쳐. 찌들어 마이 마인드. 돈 앞에 뭣도 없는 완전한 넌 프로 제대로 P.S.M. 아직 어린 내게 또 무슨 짓을 하게 또. 이 더러운 손 좀 치워"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곡의 작사를 맡은 재중이 이에 대해 첫 말문을 열었다. 그는 "퍼포먼스(Performance) 석세스(Suscess) 뮤지엄(Museum)의 약어다"며 운을 뗐다. 이어 "물질에 욕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밝은 미래를 원하는 사람들 앞에서 빛을 막고 거짓 행동을 하는 박물관을 이같이 표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창작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음악에서는 괴물도 우주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재중은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빛을 가리고 가식적인 행동을 펼치고 있는 것들을 표현하려 했다"며 "마치 '우리는 절대 물질을 생각하고 하는 것이 아니야'라며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을 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삐에로'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도 속상했지만, 이들은 KBS가 사전에 가사에 대한 의도를 전혀 묻지 않았다는 데에 더 불편한 심경을 가지고 있었다.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은 창작자에게 먼저 의도를 물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재중은 "심의에 앞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회사나 창작자에게 의도를 물어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KBS는 물어보지도 않고 자의적인 상상으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준수 역시 "SBS의 경우는 우리에게 의도를 물어봐서 얘기했더니 심의에 통과했다"며 "KBS는 그런 의도를 물어보는 과정도 없었다. 먼저 물어보고 심의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쓴 웃음을 졌다.
JYJ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도 황당해 하긴 마찬가지. 소속사 관계자는 앞서 지난달 29일 스타뉴스에 "KBS 측은 확인 절차도 없이 임의적으로 해석했다"며 "심의 과정에 있어 특정인에 대한 인신공격이냐며 물어온 적도 없다. 작사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조금의 노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누군가를 겨냥해 쓴 노랫말도 아니다. 줄곧 밝혀왔듯이 전반적으로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곡이지, 특정인을 겨냥해 쓴 노래는 절대 아니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JYJ는 지난달 27일 첫 한국어 스페셜 앨범 '인 헤븐(In Heaven)'을 발매했다.
KBS는 이 앨범 수록곡 '피에로'의 가사가 현재 JYJ와 전속권 문제를 놓고 갈등 중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겨냥한 듯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SBS와 MBC는 방송 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JYJ 측은 해당 가사가 쓰인 배경을 설명해 소명서를 제출하고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