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공지영(왼쪽)과 영화 '도가니'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소설가 공지영이 '도가니' 실제 사건 담당형사에 미안함을 표했다.
공지영은 5일 오전 8시께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지영입니다. 소설 혹은 영화 때문에 고초를 당하셨다고 들었습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교육청과 시청의 미루기 행태는 취재했지만 경찰은 제가 만든 인물입니다. 피해가 있다면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이며 실제 사건과는 다른 인물의 경찰을 만든 데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공지영은 경찰에 일침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다만 신고를 받고도 왜 4개월이나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는지를 밝히지 않으신다면 경찰 분들도 더는 할 말이 없으실 겁니다"라며 자신의 의문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지적했다.
앞서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지난 2005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김 모 씨는 트위터를 통해 공지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저는 도가니 담당형사였습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글을 시작했으며 "영화 '도가니'란 이름이 왠지 낯설지 않다. '도가니'의 실제 배경이 된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접해 보아서일까?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그 사건 이후 내 기억 속에 서서히 사라져 갔던 그 애들을 기억하기 위해 당시 사건을 같이 수사했던 선배 형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하지만 그 애들에겐 생각만 해도 죽을 것처럼 힘들 텐데.. 정상인도 그런 피해를 당하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법인데, 하물며 아픔을 감내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일그러지고 처절한 그들의 수화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며 당시 인화학교 피해자 조사 과정에 대해서는 말 못할 미안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모 씨는 이어 "한 장면 한 장면마다 그 때의 사건내용이 떠올랐고, 몹쓸 짓을 당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한 명 한 명 처절한 몸부림으로 수화를 하던 아이들이 생각났다"며 씁쓸했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모 씨는 영화장면 중 경찰이 왜곡된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표했다.
그는 "영화에서 교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담당형사가 성폭력 신고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법원 앞 시위에 장애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물대포를 쏘는 등 과도한 공권력을 묘사하거나 피해 학생이 열차사고로 사망하는 등 사실과 다른 영화장면을 보면서 당시 사건담당 형사로서 안타까움은 있었다"고 다소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공지영의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 '도가니'는 지난 2005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장애우를 상대로 일어난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다. 충격적인 이 사건이 실화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분노했고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