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기범 기자 |
감독 구혜선이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떠난 지 하룻만에 영화제로 컴백했다. 다 사연이 있다.
구혜선은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된 신작 '복숭아나무'의 감독으로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당초 개막식이 열린 6일부터 지난 9일 오전까지 머물며 야외무대인사, GV(관객과의 대화) 등에 참석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7일 '복숭아나무'는 뜻밖의 영사사고로 첫 상영과 GV가 취소되는 소동을 겪었다. 현장에 있던 구혜선이 영문도 모른 채 관객들에게 사과를 하고 영화를 다시 틀었지만 영화는 결국 같은 부분에서 중단됐고 환불 조치됐다. 나중에 알려진 건 원인은 파일 오류였다.
'요술'에 이은 두 번째 장편을 들고 처음 부산국제영화제 본 무대에 나선 구혜선으로서는 속상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었다.
이후 스타뉴스와 만난 구혜선은 "제 책임이 아니더라도 그와 별개로 작품에 대한 책임이 있고, 그 관객도 보통 관객이 아니신데…"라며 "패닉이라는 게 뭔지 실감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영화제 측은 부랴부랴 8일 밤 재상영 일정을 잡았고, 구혜선은 다시 관객과의 대화에 나섰다. 새로 만든 영화의 첫 상영이 불발된 아쉬움 때문에 더욱 성의를 다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혜선은 어렵게 세상에 태어난 작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 결국 이후 일정을 취소하고 결국 폐막 하루 전인 13일까지 부산에 머물며 관객과 함께하기로 했다. 예정에 없던 GV까지 만들어 매 상영마다 관객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구혜선은 지난 9일 예정된 행사 때문에 서울에 올라가야 했지만 10일 새벽같이 다시 부산으로 출발했다. 숨을 돌린 뒤 오후 2시 부산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복숭아나무' 상영을 지켜본 뒤 GV에 나선다. 구혜선 감독의 파란만장한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