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범균 ⓒ사진=최영재 인턴기자 |
"붐씨는 꼭 이기고 싶어요. 하하하"
개그맨 정범균(25)은 2007년 데뷔 당시 '유재석을 닮은 개그맨'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런 그가 군대를 제대하고 '사마귀'로 컴백했다. '메뚜기 유재석'을 닮아 사마귀다.
정범균은 지난 9월 초 제대 후 곧바로 복귀 준비를 시작, 10월 초부터 KBS 2TV '개그콘서트'에 '사마귀 유치원' 코너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어른이'들에게 세상의 이치를 전하는 이 코너는 방송 채 한 달이 안됐지만 벌써부터 인기다.
정범균은 "군대에서 생각해 낸 코너"라며 "세상의 각종 뉴스나 이슈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전할까 생각하다 나온 코너"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대 후 복귀도 걱정됐지만, 늘 앞에서 나를 가로막는 붐씨는 한 번 이겨보고 싶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붐씨가 저보다 3주전(2009년 10월)에 군대에 갔어요. 저는 군대 갈 때 그렇게 간다고 저 혼자 외쳤지만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주셨어요. 하하. 그 이후로도 쭉 붐씨 뒤만 쫓아다녔죠."
정범균은 의정부 102 보충대에 입소, 이후 강원도 양구 백두산부대 신병교육대까지 붐과 같이 훈련을 받았다. 이후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대로 옮긴 뒤에도 그의 앞에는 붐이 있었다.
"붐씨가 제 '맞선임'(자신의 바로 위 선임병)이었어요. 그런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 당연히 저는 설자리가 줄었죠. 늘 붐씨의 모습을 보면서 '아, 나는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제대하자마자 '사마귀유치원'으로 복귀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된 셈이죠. 하하"
개그맨 정범균 ⓒ사진=최영재 인턴기자 |
그는 "붐씨는 전역 후에도 완벽하게 적응했더라"며 "같이 홍보원에 있었던 이동욱, 김재원씨도 전역 후 멋지게 활동하는 것을 보니 더 자극된다"라고 했다.
정범균은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다 군대를 다녀온 '예비역 2호 개그맨'이다. 대학로 등에서 공연하다 20대 후반에 데뷔한 대다수의 선배 개그맨들은 데뷔 전 군대를 다녀왔다.
군입대 전 데뷔하는 후배 개그맨들이 많아진 지금, 그래서 정범균의 어깨가 무겁다.
"군 공백 2년이 개그맨에게는 더 부담되는 것 같아요. 개그맨은 끊임 없이 사회와 접촉하면서 아이디어를 내야하거든요. 특히 요즘에는 '공감 개그'가 많아져 더 힘들죠."
점벙균은 "'사마귀유치원'이 일단 시작은 좋은데 아직까지 제가 잘한 건 없는 것 같다"라며 "제 스스로 인기를 끌어야 하는데 큰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또 바라는 것은 '무사히 코너를 마치는 것'이다. 그는 데뷔 이후 출연했던 코너들이 함께 출연한 동료들의 '사고'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폐지되는 운명을 맛봤다.
"이번에는 제발 같이 출연하는 동료들이 차를 훔치거나 음주운전을 안했으면 좋겠어요. 제발 '오늘로서 이 코너를 마치게 되서 아쉽습니다'라고 말해 보는 게 제 소원입니다. 하하하!"
참고) '개그콘서트' 예비역 1호 개그맨은 '감수성'의 내시 김영민이다. 정범균보다 6살 많은 공채개그맨 1기수 선배다. 김영민은 정범균의 중학교 선생님이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