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아 ⓒ사진=최영재 인턴기자 |
"'사'자 들어가는 역할은 이제 안 하려고요. 하하."
한국 떡에 푹 빠진 베트남 새댁에서 제빵 천재소녀로, 이제는 여검사로 변신 배우 이영아(27)가 "검사 역할이 쉽지 않더라"라고 웃으며 하소연을 했다.
이영아는 케이블 채널 OCN '뱀파이어 검사'에서 특수범죄 팀 여검사 유정인 역으로, 그간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에 강인한 여성상을 더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뱀파이어 검사'는 어느 날 갑자기 뱀파이어가 된 기막힌 운명의 대한민국 검사 민태연(연정훈 분)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뱀파이어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각종 사회악을 해결해 나가는 국내 최초 뱀파이어 소재의 범죄 수사극. 한국에서 다소 생소한 소재임에도 동시간대 1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화제를 몰고 있다.
'뱀파이어 검사' 경기 포천의 촬영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이영아는 "실제 사건들의 사례가 나와 있다"라며 세트장 책장위에 있던 법의학 책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건의 피해자들의 사진이 그대로 담겨 있는 책을 전부 꼼꼼히 읽어 봤다고.
베트남어, 떡·빵 제조 등, 배역에 필요한 부분을 전문가 뺨치게 해내고 마는 그녀였기에, "검사 역할이 쉽지 않다"는 말에도 이영아라면 '악바리'처럼 해내리라는 기대를 자극했다.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어떻게 보면 튀니까 색다른 소재라서 눈길이 간 것 같기도 하다. 시놉시스를 읽다가 두고, 또 생각나면 잃고 하면서 계속 보게 되더라. 잘 모르는 내용의 이야기인데, 길면 부담이 됐을 수도 있었을 것. 12부작이니까 해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검사 연기는 처음인데 힘든 점은 없는지?
▶사자 들어간 것은 앞으로 안 하려고 한다.(웃음) 20대 초반 연기 하다가 갑자기 나이가 조금 있는 역할을 맡아 고전하고 있다. 연정훈 씨나 감독님은 여태껏 해 오던 캐릭터를 살려서 그대로 검사가 된 모습으로 하면 되다고 하는데. 저를 캐스팅한 것도 냉철한 검사들 틈에서 밝고 따뜻하고 모습을 원한 게 아닐까. 그냥 제 기존 모습을 살리려고 한다.
-이번 역할에서 색다른 점?
▶'황금신부'할 때는 떡을 만들면서 거기에 대해 공부하고 알게 됐고, '제빵왕 김탁구'에선 빵에 대해 알게 됐다. 이번엔 사건에 대해서 책을 보면서 많이 공부했다. 실제 사건이 있지만 방송이라 못 다루는 부분도 있다. 발바리 사건도 실제는 더 심한데 못 다뤘다. 새로운 것들을 알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재미있다.
나이가 들기 전에 이것저것 해 보고 싶다. 라디오 DJ나 예능도. 안 해본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 사실 어릴 때 사람들의 반응이 그때그때 나오니까 두려웠다. 말도 많이 해야 되니까 무서워서 못했다. 지금은 즐기고 싶다. 연기 욕심도 있고,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이영아의 전통멜로 연기는 어떨까.
▶안 어울릴 것 같다. 꼭 연기 변신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작품에서 들어가서 하나는 얻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상대 배우와 선배들. 그 사람이 아니라면 감독님 작가님 등을 본다. '같이 일하면서 배울 수 있을까'그런 것을 많이 살핀다.
-이번 작품에서도 자극이 되고 배움을 주는 분이 있나.
▶이원종 선배님이다. 아무래도 연기 방식이나 스타일이 달라서 저희끼리 '20년 연기내공'이라고 장난을 많이 친다. 저는 손동작과 리액션을 대사를 맞게 자연스럽게 하는 게 어렵다. 이원종 선배님은 모든 게 자연스럽고 연륜이 묻어난다. 장현성 선배님은 캐릭터가 그런 것이 아니라서 잘 안 보이지만, 역시 훌륭하시다. 두 분 다 SBS '무사 백동수'같이 찍으셨는데, 어떻게 그리 다른 캐릭터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배우 이영아 ⓒ사진=최영재 인턴기자 |
-여검사 역할을 준비하면서 참고한 작품이나 롤모델이 있는지.
▶처음엔 검사가 아니라 변호사 설정이었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에서 리즈 위더스푼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센스가 있고 감은 있는데,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고. 갑자기 바뀌어서 검사에 맞게 따라가고 있는데, 제가 근접도 하지 못하던 역할을 소화하려니 힘든 점도 있다. 이런 저런 검사도 있겠지 생각하며 몰입하고 있다.
-뱀파이어 검사 민태연 역의 연정훈과 호흡은 어떤가.
▶배우끼리 너무 친해도 안 좋은 것 같다.(웃음) 저희 프로그램은 시트콤도 아닌데 너무 웃기다. 연정훈씨 장난기도 많으시고, 진지해야 되는데 쳐다보면 너무 웃기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유쾌하고 좋다.
-주 5일제 제작환경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표현했는데.
▶일주일에 한 회를 찍는다. 훨씬 덜 부담이 된다. 이 정도면 일 년 내내 찍을 수도 있겠다. 연정훈 씨도 보면 '탑기어 코리아' 프로그램이 있고. 저도 '코미디 빅리그' 때문에 화요일을 빼주고. 그런 다른 프로그램 촬영일을 포함 일주일에 2회 정도는 쉬는 것 같다. 직장인이 된 기분이다. '제빵왕 김탁구'는 계속 달리다가 끝나고 나면 공허감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것이 덜하지 않을까.
-촬영 할 때 힘든 점이 있다면?
▶웃음 참는 게 힘들다. 하하. 실은 이름을 못 외우겠다. 한 회마다 등장인물이 다르다. 또 사람마다 사건이 얽혀 있으니까. 그것도 새로 암기하는 게 쉽지 않다. 대본이 확 오면 모르는 대사를 외워야 한다. 그런 게 조금 어렵긴 하다. 촬영하다보면 배우들이 새 인물 이름을 헷갈려서 NG가 많이 난다.
-코미디 '빅리그' MC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어떤가.
▶MC로서 아직도 어렵다. 그러나 알지 못하는 그들의 세계를 보는 재미도 있고. 개그맨들이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예능도 기회가 되보고 싶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 같은 것은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그런 것도 해 보고 싶다. 작년에는 '해피투게더' 출연해서 벌벌 떨며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런데 '코미디 빅리그'는 개그맨들이 많으니까 말이 많아진다. 함께 하는 출연자가 누군지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동물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다.
▶이미 많이 알려져서. 동물 프로그램 MC 제안이 오기도 했다. 네티즌 중에는 가끔 '집에서 동물 못 기르게 하는데 언니한테 보내도 되나', '강아지 고쳐 달라'는 드으이 쪽지를 더러 보내기도 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수의사 역할도 해 보고 싶다.
-시즌이 계속 된다면
▶지금 출연 중인 배우들이 다 하면 같이 할 것이다. 이원종, 장현성, 연정훈 가운데 한 명이라도 빠지면 안 할 것 같다.
-'뱀파이어 검사'의 시청 포인트는?
▶작품에서는 태연(연정훈 분)과 정인(이영아 분)가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회 사건에 새롭게 나오는 모든 분들이 주인공이다. 이 작품마다 나와 주시는 분들이 고맙다. 실제로 있을 법한 내용.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각색하며 전개하고 있다. 회마다 새로운 이야기들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