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정인서 "'뽀로로' 주제가 제가 불렀어요"(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1.10.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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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사진=최준필 인턴기자


인터뷰 전 30분이 넘는 사진 촬영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어린 애가 어쩜"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해 맑게 웃는 미소에서 영화 '도가니' 속 정신지체아 유리의 모습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사진 촬영이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아뇨, 재밌어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는다.

정인서(11)는 '도가니'에서 힘든 연기를 펼쳤다. 정인서가 맡은 유리는 극중 교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 학생이 하기에는 분명 힘든 연기다. 이 역시 "재밌었다"는 게 정인서의 얘기다. 지난 2월부터 5월 초 '도가니' 촬영 기간은 정인서에게 '즐거운 놀이'였다.


"정말 재밌었어요. (정)유미 언니하고 촬영 중간 쉬는 시간마다 배드민턴도 자주 치고요. 수화도 재밌게 배웠어요. 지금은 생각이 안 나지만요. 하하."

"공유 오빠는 키도 크고 말이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쑥스러웠어요. 다가서기 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많이 보살펴주고 나중에는 많이 친해졌어요. 아, 오빠가 커다란 곰인형도 사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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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가니' 중 정인서의 모습



영화의 인기에 학교(서울 문덕초)에서도 '인기 스타'다. "사인해 달라고 해요. '와, 연예인이다'라고 하기도 하고요. 기분 좋아요."

"좋다"고 하지만, 연기 자체는 쉽지 않았을 터. 정인서는 "'언니'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했다. 극중 유리를 정인서는 꼭 '언니'라고 불렀다. "언니가 너무 불쌍했다"고 했다. 그는 "언니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너무 불쌍했어요"라며 "같은 여자로서 힘들었을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어요"라고 말했다. 내내 웃던 정인서의 얼굴에서 이때만큼은 안타까운 표정이 일었다.

인터뷰에 동석한 정인서의 어머니 조정하씨는 "영화가 개봉하고 어린 애가 힘든 연기를 했다고 많이들 말씀 하신다"라며 "실제 촬영장에서 감독님(황동혁)이 정말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교장실 책상 위 강간 장면은 아이(정인서)와 교장 선생님 장면을 따로 따로 찍어 '신체적 접촉'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인서는 그 장면을 '중요한 장면'이라고 불렀다.

"교장실에서 중요한 장면 찍는 건 힘들지 않았어요. 밤새 촬영하는 게 힘들었죠. 밤 10시부터 새벽까지 찍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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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사진=최준필 인턴기자


가장 재밌었던 장면으로는 인호(공유 분)와 유진(정유미 분)이 법원 밖 중국음식점에서 짜장면을 사주는 장면을 꼽았다. 얼굴에 짜장면 묻히는 게 즐거웠단다. 영화 내내 유리가 입에 물고 다니는 과자나 사탕은 실제로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식을 좋아한다고 했다.

"유리 언니가 법정에서 긴장해서 오줌 누는 장면은 기분이 이상했어요. 기다란 줄을 치마 속에 넣고 물을 흘러내리게 했거든요.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하하."

영락없는 또래 아이의 모습이지만 유리 역 출연이 결정되고 집 부근 장애아학교를 찾아 정신지체아동들의 모습을 연구하는 등 연기자로서 준비는 철저했다.

"엄마나 감독님이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얘기해주셨고요, 집 근처 학교에 가서 유리 언니 같은 장애를 가진 언니들을 봤어요."

'도가니'를 통해 정인서의 모습을 처음 본 관객들이 많다. 연기를 보고 "연기 꽤 하네"란 생각을 기자도 했었다. 그런데 올해 데뷔 10년차란다. 2살 때부터 잡지 모델로 활동했다고 한다.

이후 각종 드라마에서 아역 연기를 했고, '도가니' 촬영 중에는 뮤지컬에도 출연도 병행했다. 연기학원을 다니기보다 '현장'에서 연기를 직접 익히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어머니 조씨의 말이다. 인서 역시 '무대'가 즐겁다고 했다. 무대에 올랐던 느낌을 이야기할 때는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무대에만 서면 가슴이 벅차요. 무대를 마치고 관객분들이 박수쳐주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연기뿐만 아니라 가수 활동도 했다. 2007년 '베베퀸'이라는 아동그룹으로 가수 데뷔했다. 인기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시즌2 주제가도 불렀다. 정인서는 "노래 부르는 게 정말 좋다"고 했다.

정인서는 "커서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멋진 배우가 뭐냐"고 물으니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했다. "(정)유미 언니 같이 연기 잘하는 멋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정인서는 오는 11월 13일 방송하는 KBS 2TV 드라마스페셜 '이중주'에 북한 출신 어린이 한준희로 출연한다. 요즘 북한말 연습에 한창이라고 했다.

"북한 말이요? 수화 배우는 거라 똑같은 것 같아요. 재밌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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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서 ⓒ사진=최준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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