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외유내강, 문진우 같은 삶 살고파"(인터뷰①)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1.10.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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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훈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


"강한 척하는 게 진짜 강한 게 아니더라."

배우 이훈(38)이 부드러운 남자로 돌아왔다. 그간 드라마에서 강하고 터프한 남성상을 주로 연기했던 이훈은 3년의 공백을 깨고 '훈남'으로 컴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MBC 일일극 '불굴의 며느리'를 통해 성공적인 안방극장 복귀는 물론, 이미지 변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훈은 "너무 행운이었던 것 같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무엇보다 연기자들이 좋고 스태프도 좋았다. 원래 일하다 보면 안 맞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어쩜 그렇게 한 명도 안 빼놓고 좋았는지, 3년 만에 컴백인데도 호흡이랑 너무 잘 맞았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이훈은 지난 3년간 카메라 앞을 떠나 스포츠센터 관장으로 땀을 흘렸다. 오랫동안 방송은 잊고 사람들의 건강전도사로 살아 왔다. 그러다 문득 너무 삶이 한쪽에 치우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고, 연기 생활을 계속 하려면 이쯤에서 다시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배우로 돌아오기 위해 작품선정에도 고심 했을 터. 그는 "제작진이나 출연진들이 훌륭했던 것 같다.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제작진의 커리어나 연기자들이 어떤 분이신지 보고 결정했다"라고 '불굴의 며느리'를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국민 배우들 강부자 선생님을 비롯해 김동주 임예진 김보연 신애라 이영하 등 너무 훌륭한 분들이 많았고, 젊은 배우들부터 비비아나까지도 다들 잘해줬다"고.

이훈은 특히 이번 작품에서 무능력한 장남이자 결혼에 실패한 이혼남 문진우 역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후 뒤늦게 찾아온 사랑에 헌신하고, 상대여성의 아이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으로 '훈남'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스스로는 이런 연기가 어색해서 초반엔 고생 좀 했다고.

"문진우 역은 모든 면이 기존의 캐릭터와 달랐다. 차분하고. 따뜻하고 휴머니스트다. 지인들이 기분 안 좋다가 제 드라마를 보면 빵 터진다고 하더라. 저런 사람이 아닌데 가식적인 것 아니냐며 못 보겠다고 웃으시는 분들도 있다. 연기에 있어서 결국은 그 인물 자체가 되는 게 가장 좋다. 저 역시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인상도 많이 부드러워 지고 평가도 좋아졌다. 길에서 보면 반갑게 인사하는 분들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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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훈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


그는 특히 "극중 재혼으로 얻게 되는 딸 비비아나(박민하 분)의 덕을 많이 봤다"며 "장난치고 함께하는 모습만으로 훈훈함을 자아내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말이 나온 김에 이훈은 "한번 NG내는 것도 못 봤다. 자기 몫을 200% 해줬다. 어떻게 보면 나이든 연기자들이 배워야 할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 해줬다"라며 아역 박민하에 대한 칭찬을 쏟아 냈다.

비비아나를 유독 아끼는 모습은 이번 작품에서 특히 이훈의 다정한 아빠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오죽하면 친아들이 박민하와의 다정한 모습을 질투해, 방송을 보곤 "아빠를 뺏겼다"며 눈물을 보였다는 후문까지 들려올 정도.

이훈은 "방송에서 딸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걸 보고 울더라. '비비아나가 좋아 내가 더 좋아. 내가 싫고 딸 낳고 싶었냐'고 하더라. 당연히 내 아들인데 사랑하지 않겠나. 근데 이젠 방송에서도 말을 조심해야겠구나 싶더라. 첫째 아이는 성향이 아주 착하고 엄마를 닮았다. 둘째 아이는 무진장 사고뭉치다. 나랑 똑같이 닮았다"라며 두 아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 성공한 사업가로, 데뷔 18년차 배우인 이훈의 모습은 '불굴의 며느리' 진우의 모습과도 어느새 조금 닮아 있었다. 그 역시 "이젠 진우같은 삶을 꿈꾼다"고 말했다.

"사실 제가 타고 태어난 성격은 외향적이고 직선적이다. 이 때문에 사건사고도 많았다. 그러나 제가 바라는 삶은 진우 같은 삶이다. 따듯하고 부드럽고 둥글둥글하고 겁도 좀 있고 부드럽게 좀 사는. 강한 사람들이 세상을 이기는 것은 아니더라. 겉으로 강한 척하는 사람이 강한 것은 아니다. 외유내강이라고, 겉으로는 부드러운데 결정적일 때는 강한 남자가 되고 싶다."

'불굴의 며느리' 종영을 한 달 앞두고, 그는 이제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준비 중이다. 다음 역할은 지독한 악역이라고. 이훈은 이를 통해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기대가 많다. 피도 눈물 없는 역할이다.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여러가지 역할을 하고 싶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설렘도 있다. 머리색도 바뀌고 피부색도 어두워진다. 거칠고 무서운 이미지를 기대해 달라."

이훈은 "드라마는 휘발류"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보는 1~2시간 동안은 모든 시름을 잊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관객들에게 이로움과 위안을 주고 싶다. 제가 아무리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다고 해서 그를 보는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겠나. 그저 저를 보면서 '재밌다', '즐겁다'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도 뜨거운 휘발유 같은 배우로 남겠노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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