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The Boys' 뮤직비디오(왼쪽)와 '슈스케3' |
이러다간 노래가 비쥬얼 혹은 키네틱 아트로 분류될 날이 올 것 같다. 뮤직비디오가 없거나 예능에 나오지 않는 가수가 가요차트에 진입하기란 점점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슈스케'나 '나가수'는 여러 가수들이 총출동해 2시간 안팎을 채우는 블록버스터 뮤직비디오라고 봐야 한다.
일단 30일 오후 2시 현재 멜론 실시간 차트를 보자. 1위를 한 노을의 '그리워 그리워', 2위에 오른 소녀시대의 'The Boys' 모두 초특급 뮤직비디오가 있는 노래다. 4위인 윤미래의 'Get It In'이나 5위인 이승기의 '친구잖아', 8위인 시크릿의 '사랑은 Move' 역시 모두 뮤직비디오가 진작 화제를 모았다.
3위를 차지한 버스커버스커의 '막걸리나'는 따로 뮤직비디오가 없는 곡이지만, 더 강력한 '동영상' 지원군이 있다. 바로 지난 28일 엠넷 '슈퍼스타K3'에서 이들이 이 곡을 부르게 된 과정과 편곡 방법, 실전 무대까지 고스란히 보여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승철과 윤종신의 극찬까지 더해졌다.
9위에 오른 울랄라세션의 '서쪽하늘' 역시 배경은 '막걸리나'와 엇비슷하다. 심지어 이승철이 부른 '서쪽하늘' 원곡 역시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5년 원곡 '서쪽하늘'은 '슈스케3' 음원이 공개되기도 전인 28일 방송직후부터 차트에 진입했다. '슈스케'라는 뮤직비디오의 가공한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MBC '나는 가수다'라는 또 다른 블록버스터 뮤직비디오도 있다. 14위를 차지한 김연우의 '내 사랑 내 곁에'는 지난 3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나가수' 공연에서 불리어 호주 동포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은 노래. 김연우는 결국 이소라 윤도현 김범수 JK김동욱 등이 함께 출연한 '뮤직비디오'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존 뮤직비디오와 '나가수' '슈스케3' 같은 TV예능의 힘은 '유튜브'라는 전가의 보도를 만나 더욱 시장을 움직이는 강력한 '보이는' 손이 돼 버렸다. 누구나 자유롭게 올리고 감상할 수 있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국 혹은 세계 어디든지 퍼져간다. 소녀시대의 'The Boys'는 이미 유튜브에서 15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것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올린 공식 동영상에 한한 것이다.
유튜브는 이처럼 뮤직비디오에 대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재방송 장치다. 엠넷이나 MBC가 '슈스케3'나 '나가수'를 굳이 여러차례 재방송하지 않아도 된다. 방송 직후에는 어김없이 유튜브에 해당 동영상에 대한 여러 편집본이 마구 퍼져나간다. 이제 가요차트에서는 뮤직비디오나 '나가수' '슈스케' 같은 예능 뮤직비디오 지원을 받지 않는 경우를 찾는 편이 훨씬 더 빠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