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유재석 vs '런닝맨' 유재석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1.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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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재석 시대. 강호동이 활동을 잠정중단하면서 투톱 체제였던 대한민국의 MC 판도는 유재석 원톱으로 바뀌었다. 진행을 맡고 있는 프로그램만 4개. MBC '놀러와' '무한도전', KBS 2TV '해피투게더', SBS '일요일이좋다-런닝맨' 속 유재석은 같은 듯 다른 색깔로 다가온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유재석의 존재를 빼놓고는 상상하기 힘든 '무한도전'과 '런닝맨' 속 유재석의 차이를 짚어 봤다.


◆ '무한도전' 유재석, 유재석의 모든 것

'무한도전' 추격전 속 유재석은 영민하고 재빠르다. 어리숙한 길과 정준하를 포섭할 줄 알고, 자신을 믿고 따르는 하하를 품는다. 하지만 '착한' MC로 유명한 그도 승부 앞에선 더듬이를 곧게 세운다. 그는 인생의 동반자로 충성하는 박명수의 욕망을 잘 알고 있다. 큰 웃음소리에 대해 날카롭게 세운 노홍철의 송곳니가 뭘 의미하는지도 안다. 두 '악마'가 어떤 계략을 꾸미고 있을지, 그는 몸을 쓰는 대신 머리로 먼저 상황을 그린다.

추격전에서의 유재석이 재빠른 지략가라면, 다른 포맷에서의 그는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깨알 같은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상황극에서는 근엄하면서도 불편한 사장으로 극을 이끌어가며, 레슬링·조정에서는 솔선수범하는 리더로 분한다. 반면 수능특집에서는 일반인 출연자에게서 재미를 끌어내고 소소한 말장난 개그를 선보이고 메뚜기춤을 더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한다. 가요제 편에서는 속에 깊이 담긴 얘기를 꺼내 '말하는 대로'를 탄생시키고, 짝 특집에서는 삐친 하하를 달래는 듯 놀리는 얄미운 연기로 웃음을 더했다.


'무한도전'은 유재석의 MC 자질을 총망라한 유재석 버라이어티인 셈이다.

◆ '런닝맨' 유재석, 명석한 전략가..게스트 배려 최고

'런닝맨'의 유재석은 전략에 집중한다. 게스트를 속이기 위한 전략, 능력자 김종국을 궁지로 몰고 갈 전략, 최민수의 뒤통수를 이기기 위한 전략 등 몸 대신 머리를 더 많이 쓴다. 유재석은 팀원 캐릭터 분석을 통한 행동반경을 예측하는 것보다 '런닝맨'의 핵심인 무기와 미션 등을 중심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는 데 더 집중한다.

이 와중에도 게스트의 장점을 살리고 그를 돋보이게 하는 건 당연한 서비스요, 천부적 재능이다. 매 회 게스트가 출연하는 '런닝맨'의 포맷에 그가 최적인 것은 이 때문이다. 극본이 없는 드라마를 풀어나가는 그의 소화력에 게스트를 드라마에 중심에 세워주고, 그가 적응할 수 있게 녹여내는 그의 힘은 가히 최고다.

'놀러와'나 '해피투게더' 등에서 그가 선보인 친화력과 배려심의 결정판으로 보인다.

초반 '유재석도 별 수 없구나'라며 난항을 겪었던 '런닝맨'이 현재 '역시 유재석'이란 말을 듣는 것만 봐도 '런닝맨'에서 유재석의 역할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런닝맨' 조효진PD는 "유재석은 전체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정신적 지주와 팀원으로서의 역할을 둘 다 훌륭히 소화해낸다"라고 전했다.

조PD는 "'유르스 윌리스'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재석은 김종국처럼 힘이 세거나 하지 않지만 노련한 경험과 잔머리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라며 "기민한 판단력을 무기로 내세워서 활약하는 지략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물총싸움 편에서 과감히 가장 큰 물총에 돈을 올인한 것만 봐도 판단력이 높음을 알 수 있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게임에서 이기는 것과 방송 상에서 재미를 주는 두 가지를 다 만족시킨다는 점이다.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대처해 지루하지 않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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