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필 인턴기자 |
'엄마가 뿔났다'의 국민엄마 한자가 청담동 시트콤을 만났을 때는 어떻게 될까. 김혜자가 시트콤에 출연했다. 연출자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조선명탐정'의 김석윤 감독. 결과가 더욱 궁금하다.
25일 오후 서울 중앙일보 본사 J1스튜디오에서 JTBC시트콤 '청담동 살아요'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자연스럽게 주인공 김혜자와 연출자 김석윤 PD에게 질문이 몰렸다. 왜 김혜자가 시트콤에 출연했는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 것인지가 주된 궁금증이었다.
실명 그대로 등장하는 김혜자는 우연찮게 청담동에 입성하게 된 평범한 시골 아줌마로 극을 이끈다. 청담동 한 복판에서 만화방을 운영하지만 피붙이들에게까지 하숙비를 받아가며 악착같이 살림을 꾸리는 데 골몰해야 하는 형편. 그러나 뜻밖에 진짜 청담동 사모님 모임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의 인생사가 더욱 고달파진다.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
김 PD는 '엄마가 뿔났다'에서의 한자가 그대로 청담동으로 옮겨왔는데 다만 조금 더 유쾌한 모습이 됐다고 김혜자를 설득했다고. 김석윤 PD는 "공감의 폭이 가장 넓은 배우가 누구인지가 먼저였는데 김혜자 선생님만한 사람이 없었다"며 "모든 사람들의 엄마이자 누나, 의지하고 싶은 대상이면서 극중에서 벌이는 엽기적인 행각을 통해서는 깊은 카타르시스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마가 뿔났다'에서 할 수 없었던 부분까지 공감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게 김 PD의 기대다.
김혜자의 언급에서도 그녀가 그릴 청담동의 김혜자를 유추해볼 수 있다. 극중 혜자는 아이들에게 소머리국밥을 끓여주려고 하루 종일 소 머리를 끌고 다니다 우여곡절 끝에 소머리국밥을 끓여준다. 창피하다고 난리를 치던 아이들은 땀을 흘려가며 후루룩 쩝쩝 국밥을 먹어치운다. 김혜자는 "그런데 나 보고는 먹어보라고 소리를 안 한다. 인생이라는 게 저런 거구나. 해주는 사람 따로, 먹는 사람 따로… 드라마인데도 쓸쓸했다"고 말했다.
페이소스 진한 가족 시트콤의 모습은 김병욱 PD의 '하이킥'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실없이 그냥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다 시트콤과 정극의 경계를 모르겠다. 다만 일일연속극이라 몸이 힘들다"는 김혜자의 말은 이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다.
스타 연출자와 스타 연기자가 뭉친 '청담동 살아요'는 과연 방송사의 바람대로 JTBC의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이날 공개된 약 5분의 예고 영상은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개국을 채 1주일도 안 남은 가운데 김혜자조차 "채널이 몇 번이냐"고 묻는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지 않는다면 승산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