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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사진=최준필 인턴기자 |
가수 알리(27·본명 조용진)가 직접 작사 작곡 해 정규 1집에 수록한 곡 '나영이'로 인해 비난을 받은 것과 관련, 1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 번 사과함과 동시에 자신 역시 성폭행 피해자라고 충격 고백했다. 이에 알리의 향후 활동이 어떻게 될 지에도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리 소속사 측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스타뉴스에 알리의 앞으로의 스케줄에 대해 전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알리는 마음의 안정을 위해 17일로 예정됐던 MBC 가요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 생방송 출연은 일단 취소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너무도 크기에 18일 부산에서 예정된 콘서트는 강행하기로 했다.
이번 기자회견에 알리는 3년 전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눈물 속에 털어놓으면서도 "여자로서 수치심을 느끼고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그걸 견디게 해준 건 음악이었습니다"라며 노래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앞으로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 드릴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라며 가요 팬들에 호소했다.
그만큼 알리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의지는 남다르다. 이에 알리는 18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 롯데아트홀에서 선배가수 임정희와 함께 가질 듀엣 콘서트는 그대로 진행한다.
알리 측은 "지금의 알리를 있게 해준 KBS 2TV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2')에도 계속 출연할 것"이라며 "알리는 오는 19일 '불후의 명곡2' 녹화에 예정대로 참여 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알리는 노래를 통해 팬들에 진 마음의 빚을 갚겠다는 각오다.
한편 알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에 부친이자 모 신문사 대표인 조명식씨와 함께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알리는 부친이 대신 읽은 발표문을 통해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데 대해 다시금 정중히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며 "나영이(가명)와 부모님께 사죄드립니다"라며 3년 전 성폭력 범죄를 당했던 사실을 고백했다.
이어 "저는 성폭력 범죄 피해자입니다. 저 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비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하지만 이번 파문을 겪으며 오해를 풀고 싶어 비밀을 공개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알리는 "2008년 6월 어느 날, 평소 알고 지내던 모 단체 후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무참 하게 당했습니다. 얼굴을 주먹으로 맞아 광대뼈 가 부러지는 등 전치4주의 중상을 입었고 실신 한 상태에서 택시에 태워져 끌려가 당했습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 "그 후배, 범인은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풀려난 뒤 1심에서 징역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 사명령 200시간의 처벌을 받았습니다. 상해죄는 목격자가 없다는 등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판결이 났습니다"라며 "저는 그 범인으로부터 아직까지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습니다. 성폭행 범죄는 사과 받는 것이 최선치료약이라 생각합니 다"라고 강조했다.
알리는 자신이 '나영이'란 곡을 만든 것은 노래를 통해 같은 경험을 했던 나영이를 위로하겠다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알리는 성폭력 범죄가 사라지길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알리는 "저와 비슷한 시기에 범죄피해자가 된 나영이의 마음이 저의 마음과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영이를 위로해 주고 싶었고, 성폭력 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만든 노래를 앨범에 수록했습니다. 하지만 방법과 표현 등이 미숙해 잘못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알리는 눈물을 흘리며 나영이와 가족들에 사죄의 말을 전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신중하지 못한 행동 때문에 나영이와 가족, 그리고 많은 분들을 화나게 했습니다"라며 "다시금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서 치욕적이며 여성을 짐승처럼 취급하는 성폭력범죄, 인격살인의 범죄가 사라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알리는 "또 "성폭력범죄는 피해자에게는 평생 혼자 짊어지고 갈 비밀이며 수치입니다. 그동안 너무나 답답하고 속상했습니다. 앞으로 여성인권과 성폭력범죄 추방을 위해 평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알리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 없이, 사죄 발표문과 심경을 말하는 것으로 약 15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쳤다.
앞서 알리는 자신이 만든 곡 '나영이' 때문에 적지 않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 곡이 조두순 사건 피해자들의 아픔을 되살렸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이 는 알리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논란 은 계속됐고, 결국 알리는 지난 14일 오후 소속사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소속사 측 역시 진심으로 사죄의 뜻을 전하며 '나영이'와 관련된 모든 음원 및 앨범을 전량 수거,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비판을 계속됐고, 알리는 결국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