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해를 품은 달' '샐러리맨 초한지'의 김응수 |
2010년 '추노'부터 2011년 '위험한 상견례'를 거쳐, 2012년 '해품달'과 '부러진 화살'까지. 배우 김응수(51)가 만개했다.
요즘 TV를 켜거나 스크린을 보면 눈에 띄는 조연이 한 명 있다. 2010년 KBS드라마 '추노'에서 모든 음모의 핵심에 있었던 악질 좌의정 김응수가 바로 그다.
우선 시청률 30%를 넘긴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는 야심만만한 이조판서로 출연 중. 보통 이조판서가 아니다. 중전(김민서)의 아버지이자 이훤(김수현)의 장인이다. 지난 26일 방송분에서 건강을 회복한 이훤에게 "(과거 온양행차 때 간자가 아닌) 인삼을 보내드렸다. 또 보내드리겠다"며 음흉한 미소를 대놓고 지은 주인공다. 이훤과 김응수가 펼친 신경전은 이날 '최고의 1분'(시청률 38.2%. AGB닐슨 집계)을 기록했다.
스크린에서는 31일로 전국관객 200만명을 넘긴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해직 교수(안성기)가 석궁을 들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까지 찾게 만든 부장판사 역이다. 극중에서만 보면 맞지도 않은 화살에 피까지 났다며 거짓주장을 한 파렴치한 판관이다. 이후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이리 빼고 저리 빼고. 하여간 영화 속 모든 사단은 김응수 때문에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드라마 화제작 SBS '샐러리맨 초한지'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났다. 지금은 천하그룹 내부 갈등과 경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극 초반 천하그룹 신약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부린 경쟁사 장초그룹의 회장이 바로 김응수였다. 펀드매니저였던 항우 정겨운을 장초그룹으로 스카우트한 주인공도 오지락 회장, 김응수였다.
재미난 점은 '추노'의 좌의정, '해품달'의 이조판서, '부러진 화살'의 부장판사, '초한지'의 그룹회장 등 김응수가 주로 '최고위직' 조연만 즐겨 맡아온 것. 캐릭터 역시 온갖 점잔은 다 빼면서도 뒤로는 모든 흉계를 꾸미고 적절한 타이밍에는 대놓고 으르렁대는 100% 모사가. 그만큼 방송가든 충무로든 이런 캐릭터, 이런 배역에 김응수만한 대안이 없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