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덕화 윤제문 |
'초한지'는 과연 '뿌나'급 반전을 선사할 것인가.
SBS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가 급반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7일 방송분에서 천하그룹 진시황 회장(이덕화)은 실명을 한 것으로 그려졌다. 복도에서 만난 외손녀(정려원)도 알아보지 못한 채 지나쳤고, 식당에서 유방(이범수)과 쌈밥을 먹다가도 불판에 손을 뎄다. 결재서류에 사인을 할 때도 위치가 어긋났다. 이것만 보면 진시황은 명백히 실명 상태다.
하지만 반전의 실마리가 주머니에 넣은 송곳마냥 툭 튀어나왔다. "투자할 사람이 있다"며 정려원과 모처로 떠나는 벤츠 안. 물론 운전은 앞을 보는 외손녀 정려원이 했다. 이때 정려원 본인도 눈치 채지 못한 이덕화의 세심한 행동. 선글라스를 벗더니 정려원 오른 팔에 묻은 반짝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정확이 콕 집어서 떼어낸 것.
시청자게시판은 순식간에 난리가 났다. "소름 돋네요, 진시황이라는 남자" "진시황 회장이 실명이 아니라는 증거. 여자화장실로 어떻게 들어갔을까?" "마지막 티끌 잡는 거 보고 응??" 등 게시판에는 이미 반전을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만약 진시황의 실명이 이처럼 의도된 연기였다면, 이는 '뿌리깊은 나무'의 최대 반전 중 하나였던 가리온(윤제문)의 정체 폭로에 버금갈 만하다. 재상정치를 표방하며 임금 알기를 우습게 알았던 밀본의 3대 본원 정기준이 바로 소 잡는 백정 가리온이었다니. 가리온이 "내가 정기준이다"라며 벌떡 일어난 순간, 화들짝 놀란 이는 세종 이도(한석규)나 겸사복 채윤(장혁) 등만이 아니었다.
그러면 진시황은 왜 거짓으로 실명 연기를 해야 했을까. 본인 표현대로 "회사에 믿을 만한 사람이 없어서" 때문이 아닐까. 호시탐탐 천하그룹 망하기를 바라는 외부인은 말할 것도 없고 지근거리의 모실장(김서형)까지 언제 자신을 배반할지 모르는 상황. 왠지 이제는 믿을 사람이라고는 유방이나 외손녀 정도밖에 없는. 그래서 유방이 싸서 먹여준 그 쌈밥이 그렇게나 맛있었던 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