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사진=SBS 'K팝스타'> |
SBS 'K팝스타'가 TOP10을 결정짓고 본격적인 오디션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 3대 가요 기획사인 SM, YG, JYP가 뭉쳤다는 화제성 외에도 3사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보고 듣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26일 숨은 고수를 찾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신경전 속 TOP10 반전의 결과가 드러났다.
이날 방송의 주목할 도전자는 이승훈. 오디션의 평가 기준인 노래 실력을 배제하고도 그는 오로지 춤과 랩으로 당당히 TOP10에 올랐다. 3라운드 캐스팅 오디션에서 2위를 차지, 재대결 무대에 오른 이승훈은 30분 만의 짧은 준비기간 끝에 내레이션을 곁들인 댄스로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부족한 가창력에도 불구, 강력한 보컬을 가진 다른 참가자들을 제친 그의 경쟁력은 분명 아이디어의 승리다. 노래와 랩 모두 뛰어난 실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감성어린 무대 하나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노랫말을 몸으로 표현해 낸 '리릭컬 힙합'(Lyrical hip-hop)이 이승훈의 강점. 특히 안무를 구성하는 독특한 그만의 크리에이티브한 면이 신선함을 준다는 평이다.
앞서 이승훈은 다이나믹듀오의 곡 '아버지'에 맞춰 감성에 호소하는 감동의 무대를 꾸미는 등 독특한 퍼포먼스와 표현력으로 인정받아왔다. 그를 생방송 무대로 이끈 이날의 승부수도 독특한 아이디어에 있었다. 그간 재치 있는 자작 랩과 안무를 선보인 이승훈은 30분의 짧은 시간 만에 독특한 라이브 영상 편지를 준비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퍼포먼스, 뛰어난 표현력, 순발력이 그를 돋보이게 했다.
이승훈의 승부수 '리릭컬 힙합'은 포인트 있고 스토리 있는 안무로 구성된 댄스를 일컫는 말이다. 비록 노래를 하지 않아도 춤으로 노랫말에 담긴 감성을 표현했고, 그의 몸짓은 마치 마임을 하듯 보는 이들의 가슴을 움직이며 진솔한 감성 무대를 전했다. 결국 꾸미지 않은 목소리, 개성, 아이디어, 그리고 꾸미지 않은 순수함과 창의적인 면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
'K팝스타'가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교해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다. 춤 하나로 인정받은 그의 무대에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이 쏟아졌다. 박진영은 "승훈군에게 기대했던 게 이런 것이었다. 아티스트라는 칭호를 뺏었는데 이제 다시 돌려 주겠다"고 말했다. 양현석도 "천재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음악과 무대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자유분방한 이미지는 상식에서 벗어난 주류 대중문화의 트렌드다. 자유분방한 몸짓으로 묘하게 감정선을 타는 이승훈의 무대가 인정받았다는 점은 현 오디션 트렌드를 보여주는 지표기도 하다. 또 신선함을 원하는 대중의 코드와도 맞닿다있는 것이었다.
물론 가수에게 기본기와 성장 가능성은 중요한 요소다.
"기본이 갖춰져 있다면 노래하는데 안 좋은 습관이나 문제점은 괜찮다"거나 "말하는 목소리와 노래하는 목소리가 같은 사람이 좋다"는 박진영의 발언 속에 독특한 'K팝스타'의 시선이 있다. 차세대 한류의 '숨은 고수'를 찾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요즘 'K팝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