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매녀' 홍아름 "저도 예쁘게 울고싶은데~"(인터뷰)

사극 '무신'의 볼때마다 매맞는 여자..월아 홍아름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2.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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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기자 honggga@
ⓒ홍봉진기자 honggga@


MBC 주말특별사극 '무신'(극본 이환경·연출 김진민)은 남자들의 드라마다. 800년 전 고려 무신정권 시대, 칼과 피로 최고의 권력을 쥔 남자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을 달리고 창을 맞부딪친다.

거친 사내들의 세계 한편에 아담하고 고운 여인 하나가 눈길을 모은다. 김주혁이 맡은 주인공 김준이 소망한 단 한 사람, 첫사랑 월아다. 홍아름(23)이 이 눈물 마를 날 없는 가련한 여인을 맡아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노비로 팔려가는 통에 겪는 고초도 엄청나다. 매 맞고 알몸 검사까지 당했다. 오죽하면 '볼'수록 '매'력이 아니라 '볼' 때마다 '매'를 맞아 '볼매녀'란 별명이 생겼을까.


"우리 월아 지켜주세요", "죽이지 말아주세요." 시청자들도 딱한 그녀에게 한껏 감정이입을 했건만, 그녀의 사랑 이야기는 그러나 비극을 향해 가는 중이다. 당찬 홍아름마저 월아에 푹 빠져 연기하며 울고, TV를 보며 다시 울고 있다.

"평상시에도 월아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의식적으로도 홍아름보다는 월아의 생각을 가지려고 하고요. 그러다보니 저는 굉장히 밝고 활달한 편인데 요즘엔 월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조금 더 조신한 홍아름을 만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보면서도 몰입이 잘 돼요. 잘 찍어주시고 잘 편집해주신 덕분이지만 스토리 자체가 워낙 흡인력이 있잖아요. 연기하면서도 울고, 제 신 나오면 보다가 또 울고, 다른 사람 나오면 또 울고 그래요."

ⓒ홍봉진기자 honggga@
ⓒ홍봉진기자 honggga@



남자들의 세계에 홀로 남은 가련한 첫사랑, 월아는 홍아름이 처음 시놉시스를 봤을 때부터 눈에 띄는 캐릭터였다. 2008년 데뷔작인 '내사랑 금지옥엽'부터 사연 많은 여인 캐릭터를 도맡았던 홍아름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고난과 역경이 있는 캐릭터들에 더 끌리는 것 같아요. 평범하고 평탄한 이야기보다는 굴곡 있는 삶이 더 매력적이잖아요. 아직 어린 나이라 이런저런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은 욕심도 더 있고요. 특히 월아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는 캐릭터였어요. 처음 시놉시스를 봤을 때부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은연중에 제 작품, 제 꺼라는 생각이 들었고, 역할이 탐이 났어요."

그러나 촬영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혹한의 촬영장은 들어가기만 하면 이가 딱딱 맞부딪힐 정도고, 오랜만에 한 화장이 어색할 정도로 촬영장에서는 맨얼굴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수수한 들꽃같은 여인 월아는 자체가 화려한 화장이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거니와, 해 봐야 소용이 없다. 너무 많이 울어 다 지워지기 때문이다.

"저도 TV를 보면 좀 더 예쁘게 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웃음) 그런데 예쁘게 울어야겠다고 생각하면 감정이 잘 안 잡히거나 몰입이 떨어지더라고요. 극에 녹아들 수 있다면 밉게 나오는 것은 상관없어요. 제가 좀 더 여배우로서의 느낌을 가져가는 것도 좋겠지만 극에 방해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예쁜 역할은 나중에 또 하면 되잖아요."

질문마다 똑 부러지는 대답에서는 월아 아닌 홍아름의 매력이 듬뿍 풍겼다. 평소엔 애교 제로지만 선배들 사이에만 가면 후천적 애교가 마구 생긴단다.

그녀는 "유독 선생님들이랑 함께 한 작품들이 많아 이번 현장이 더 편하다"며 "또래는 조심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배님들 말씀대로 촬영장이 추워 감정을 잡으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더 좋은 드라마가 나온 것 같다"고도 웃음 지었다. 파트너 김주혁은 워낙 장난을 자주 치고 배려심이 깊어 나이 차는 하나도 못 느낀다고.

이런 막내를 누가 안 예뻐할 수 있으랴. 그녀는 "이제는 볼 때마자 매 맞아서 볼매녀가 아니라 볼수록 매력이라 '볼매녀'가 되고 싶다"며 생긋, 애교만점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의 진정한 '볼매녀' 등극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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