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바보엄마' 방송화면 |
'바보엄마'가 갈등과 아픔을 간직한 세 여자의 모습을 무겁지 않게 그려내며 새로운 가족극의 시작을 알렸다.
17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바보엄마'(극본 박계옥·연출 이동훈) 첫 회에서는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여주인공의 감춰진 아픔과 상처가 그려졌다. 힘겨운 상황 속에 그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언니의 등장이 새로운 이야기 전개를 예고했다.
패션잡지 최연소 편집장 김영주(김현주 분)는 아이큐 200의 천재딸에 로스쿨 교수 남편까지 남들 눈에는 완벽한 스펙을 자랑하는 차도녀. 그러나 잡지는 사장 아들의 주식실패로 재정상태가 악화돼 폐간 직전이고, 바람난 남편 박정도(김태우 분)는 매일 이혼타령이다.
영주가 부잣집 딸인 줄 알고 결혼까지 골인한 정도는 그것이 아님을 알고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국 대학 재단 이사장의 딸 오채린(유인영 분)을 만나게 됐고, 다시없을 기회라 여겼다. 정도는 그녀가 재단 이사장인줄 몰랐던 것처럼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이혼 후 재단 후계자가 될 생각에만 골몰했다.
이 와중에 영주의 딸 닻별(안서현 분)도 말썽을 부렸다. 대학에서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는 닻별은 어리다고 무시하면서도 필요할 때만 자신을 이용하는 어른들이 미웠다. 또 일밖에 모르는 엄마 영주가 가족균열의 원인이라 여기며 분노에 휩싸여 있다.
ⓒ사진=SBS '바보엄마' 방송화면 |
"할 수만 있다면 엄마의 차가운 피를 몸에서 다 빼내고 싶다"는 닻별을 뒤쫓으며 집에 온 영주 앞에 정도와 채린이 함께 있다. 이혼을 위해 인감도장을 찾던 중 채린의 유혹으로 침대 위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던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영주의 등장에도 뻔뻔하게 대응했다.
정도는 필요한 자료가 있어 집에 들렀다며 안방에서 채린을 불렀고, 영주는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에도 딸 앞이라 차마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가정만은 끝까지 지키려는 영주는 이혼만은 못한다고 선언했고, 정도는 이혼을 요구하며 차갑게 집을 나섰다.
고통스러운 일이 연이어 터져 자신의 생일인 줄도 잊고 있던 영주. 그런 영주를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언니 김선영(하희라 분)은 동생이 이사를 한 줄 모르고 사채업자 최고만(신현준 분)의 집으로 향하게 됐다. 최고만 또한 그녀가 새로 온 가사도우미 인줄 알고 집으로 들였다.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영주는 사실 경상도 깡촌에서 아이큐 72에 지적장애를 지니고 있는 언니 선영 손에 자랐다. 가족에서 벗어나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것. 그런 그녀의 눈앞에 언니가 다시 나타나면서 모든 게 변하기 시작한다.
한편 회사 식구들에게 생일 축하인사를 받고 있는 영주에게 남편 정도의 꽃다발이 도착하고, 카드에는 내연녀 채린이 보낸 태아사진이 들어있다. 충격에 휩싸인 영주가 남편 정도에게 전화를 걸어 "10년간 아내로 산 대가가 이것이냐"라고 소리치고,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방송은 그런 영주를 보고 놀라는 언니 선영의 모습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방송은 선영과 영주, 닻별 세 여자가 처한 상황을 세심하게 그려내며 이들이 이야기가 극을 이끌어 가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MBC '반짝반짝 빛나는'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김현주가 새로운 캐릭터 영주로, 하희라가 지적장애를 겪고 있는 선영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등장한 김태우와 신현준의 연기가 기대를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