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꼴찌'에서 시즌2 '1위'로, 라이또가 반전을 이끌어 냈다. 개그맨 양세형, 이용진, 박규선으로 구성된 라이또가 tvN '코미디 빅리그2'(이하 코빅2)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코빅2'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라운드 녹화에서 라이또가 누적점수 1위로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이로써 라이또는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휩쓸었다.
동료 개그맨들이 터뜨린 축하 샴페인을 미처 닦지도 못한 라이또 3인방을 만나 따끈따끈한 우승 소감을 들어봤다.
-우승 소감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냥 '좋다' 두 글자 그걸로 다 표현되는 것 같다. 조으다. 완전 조으다. 그리고 오늘이 제 생일이다. 여태껏 받은 선물 중 가장 큰 선물이다.(박규선, 이하 박)
시즌2 하시는 개그맨분들 다 굉장했다. 저희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다들 좋다니까 그걸로 됐다.(이용진, 이하 이)
시즌1때 꼴찌 하고. 워낙 긍정적인 친구들이지만 아무리 긍정적으로 하려고 해도 내가 잘 하는 게 개그인데 꼴찌해서 막막했다. 그런데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나고 같은 팀이 돼 너무 고맙다. 시즌2 다들 정말 많이 노력했다. 하위권 했더라도 모두 열심히 짠 개그다. 동료들 모두에 수고했다고 하고 싶다.(양세형, 이하 양)
-정규리그 우승 상금 5000만원에 챔피언스리그 상금 1억까지 총 1억5천만원. 어떻게 쓸 계획?
▶개그맨 분들 제작진분들에 선물을 할 계획이다. 저희 스스로에게도 상을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에 5000만원 받았을 때 거기 맞는 선물 준비했는데, 이제 1억 5천에 맞는 선물을 준비하려고 보니 고민이다.(양)
금은 어떨까 싶다. 거기에 라이또 이름을 새기는 것.(박)
아예 저희 프린팅 돼 있는 티셔츠도 생각하고 있다. 멀어질 생각하고.(웃음) 웬만하면 고생한 동료들 위해 많이 베풀 생각이다.(이)
-가장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팀은?
▶옹달샘과 아3인의 뒷심에 내심 놀랐다. 정규리그 9라운드 우승확정이라고 해서 마음을 조금 놨는데, 파이널 되니까 모든 팀이 열심히 하고 순간 치고 올라오더라. 우승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우승을 못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박)
서로 질투하지 않느냐, 상위 하위 따로 놀지 않느냐라는 말을 주변에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혀 그런 게 없다. 오해다. 우리 안에서는 순위가 중요하지 않다. 누가 재밌는 거 짰다 하면 칭찬해 주고. 선후배 느낌이 없다. 코너 다 짜면 안 짠 팀 도와주고,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고 그런 분위기다.(양)
팀내에서 의견이 서로 다를 때 다른 팀한테 어떤 게 더 좋은지 조언도 구한다. '이렇게 해 보면 어떻냐' 하면서 서로 아이디어를 주니까 라이벌이 될 수 없지. 1등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그렇다고 시기 질투는 전혀 안 한다.(박)
-타 개그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짤 때 엄한 분위기도 있던데, 김석현 PD 스타일은 어떤가.
▶예리한 질문이다. 하하. '웃찾사'나 '코빅', '개콘' 아이디어 검사 받는 방식은 같다. 다만 스타일이 다르다. '코빅'의 경우 검사를 맞는다기보다는 같이 회의를 한다.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주기도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더 재밌는 것을 찾는다.(양)
갑자기 아이디어를 바꾸면 제작진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동선을 다 정해놨는데 녹화 20분 전에 바꾸고 싶다고 얘기를 하면 감독님이 그렇게 하고 대신 잘 살리라고 하신다. 믿어주시는 분이 있으니까 용기를 갖게 된다.(박)
-라이또가 이렇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믿음이 있었다. 젊은 층 보고 하자. 처음에 얘기를 했는데. 정말 그런 방향을 가서 .중고생들한테 20대 잡았다.(박)
후반에 나이든 분들 잡으려고 개그를 많이 넣다.(이)
처음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다가, 감독님이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개그를 넣으라고 주문하시더라. 거기서 캐릭터들이 나왔고. 거기에 맞는 개그를 하게 됐다.(양)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코너에서 사용하는 캐릭터 명 '찐찌버거'가 사실 10대 은어로 찐따, 찌질이, 버러지, 거지를 합친 표현이다. 왕따를 당하거나 힘없는 친구들한테 하는 아주 안 좋은 말이다. 그런데 제가 찐찌버거를 캐릭터 이름으로 하면서 사람들이 그 말을 할 때 저를 떠올리면서 웃게 된다. 어린 친구들이 쓰는 안 좋았던 표현을 웃음을 통해 바꾸고 싶었다.(박)
-가장 기억에 남았던 개그가 있다면?
▶오늘이다. 용진이가 감독님한테 말 안하고 했는데 다행히 터졌다. 알바생으로 나오는 박충수 형이 갑자기 '외상값 안 갚느냐'고 예삐공주에게 따지는 데 저는 미리 얘기가 된 줄 몰랐다. 그래서 아3인에 돈 받은 줄 알았다. 그런데 용진이가 '얼만데요'하니까 '오만원'이라고 하더라. 용진이가 울면서 옷고름을 풀었는데 관중들이 웃으시더라. 끝나고 용진이한테 어떻게 된거냐 했더니 미리 말 안 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양)
5라운드에서 분장 아무것도 안 하고 페이트 들고 오타쿠로 등장했을 때. 그 전까지는 정말 힘들었다. 캐릭터가 완전히 잡히지 않아서. 5라운드 1등하면서 바보 같고 어눌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꽂혀있는 캐릭터를 잡았다.(박)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칼 했을 때. 정말 안 터졌다. 15회 동안 매회 스킬을 쓰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관객 여러분들 가족 욕을 했어도 이정도로 안 웃었을까 싶을 정도로 안 웃으시더라. 안 웃겼던 상황이 더 기억에 난다. 왜 안 웃었을까 의구심을 품게 되고. 나중에 연구를 하게 되더라.(이)
-인기도 많아 졌는데, 혹시 여자친구는 없나?
▶미팅도 하고 싶고, 소개팅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 매일 회의하고 아이디어 짜느라. 시즌3 전에는 연애도 좀 하고 그러자 했는데 새 코너를 짜야 되니까.(양)
우리는 새벽 6시에 회의 끝나고 술을 마신다. 그러니 연애할 시간이 있겠나.(박)
연애를 너무 하고 싶다. 세형씨도 규선씨도 오래됐다. 저는 여자친구 없는지 2년 6~8개월 된 것 같다. 한 번은 저한테 중국어 교사 소개팅이 들어왔었다. 근데 한국말을 못한다고. 연애를 하게 되더라도 공개되면 여자 쪽에 미안해서, 공개 안 할 것 같다.(이)
-지상파에서 영입제안 있었나.
▶지상파 영입 보다는 행사가 많아졌다. 그래서 반성하는 게, 회의를 하기는 하지만 세 명이 행사 때문에 바빠서 회의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 그거에 비해 좋은 결과가 있어서 감사하고. 또 반성도 하고 있다. 영입은 아니고, 한 번은 SBS '개그투나잇' PD님이 잘 돼서 정말 기쁘다고 얘기해 주신 적은 있다.(양, 이, 박)
-챔피언스리그 마지막에 김기욱 씨가 돌아왔는데.
▶기욱이 형 돌아와서 기쁘다. 반성을 많이 했고. 고칠 점을 알았기 때문에 발전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 다가가지 않을까. '코빅3'와 함께 비상해야죠.(양)
-시즌3 아이디어도 혹시 구상해 놓은 게 있나.
▶아직 모르겠다. 일주일, 한 달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아이디어가 100% 나오는 건 아니다. 웃기는 게 직업이지만, 그만큼 개그 짜는 게 어렵다. 조금 얘기도 했지만 일단은 막바지 되면서 너무 점수가 엎치락뒤치락 해 거기에 몰두하느라 새 코너는 얘기도 하지 못했다. 이제 아이디어를 짜야죠. 더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겠다. (양, 이,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