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뢰매'의 에스퍼맨부터 '어벤져스'의 아이언맨까지, '맨' 들은 예나 지금이나 남자들의 로망이다.
파란 쫄쫄이 수트 위에 빨강 팬티를 입은 '슈퍼맨'이 극장가에 나타나 관객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 이후 이름도 무기도 다양한 수많은 히어로들이 극장가에 등장했다.
1978년 한국 영화계에 등장한 '슈퍼맨'은 서울에서 25만 3942명 (전국 76만 명 추산)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슈퍼맨'은 1989년 '배트맨'이 나타나기 전까지 명실상부 최고의 히어로로 사랑받았다.
1980년대 한국 영화 대표 히어로는 '우뢰매'의 에스퍼맨이다. 에스퍼맨 심형래는 1986년 개봉한 '외계에서 온 우뢰매'를 시작으로 총 4편의 '우뢰메'에서 한국형 개그 히어로 연기를 선보였다. '외계에서 온 우뢰매' 2편은 서울 5만 951명을 동원해 시리즈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1989년, '슈퍼맨'과 '우뢰매'로 양분된 히어로 무비 시장에 '배트맨'이 등장했다. 서울 2만 5086명 (전국 약 7만 여명 추산)을 모은 '배트맨'은 등장과 함께 슈퍼맨의 라이벌로 떠올랐다.
'슈퍼맨'과 '배트맨' 등 디시 코믹스가 활약하던 히어로 무비 계에 마블 코믹스가 등장했다. 2000년 개봉한 '엑스맨'은 서울 46만 명, 전국 132만 명 (추산)을 동원하며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거미인간 '스파이더맨'은 2002년 국내에 소개됐다. 전국 336만 (추산) 관객을 모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슈퍼맨과 배트맨으로 대표되던 디시 코믹스 히어로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이후 2007년 '스파이더맨3'가 459만 명의 관객을 만나 역대 히어로 무비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90년대 '배트맨2' '배트맨 포에버' '캣 우먼' 등 시리즈를 내놓았지만 큰 흥행은 하지 못했던 배트맨은 크리스토퍼 놀란이 메가폰을 잡으며 전환점을 맞이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처음 연출한 배트맨 시리즈 '배트맨 비긴즈'는 2005년 전국 92만 13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후 2008년 '다크나이트'로 408만 7355명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2000년대 후반은 마블 히어로의 공세가 뜨거웠다. 2008년 가장 부유한 히어로 '아이언맨'이 등장해 1편 430만, 2010년 2편이 445만 명을 모았다. 2011년 '토르: 천둥의 신'은 169만 관객이 관람했다.
디씨와 마블의 틈에서 '핸콕'등도 선전했다. 2008년 윌 스미스 주연의 '핸콕'은 골칫덩이 히어로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272만 명을 열광시켰다.
2009년 '전우치'는 한국형 히어로 무비를 선보였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도사'들을 히어로로 등장시켜 독특한 히어로물을 완성했다. '전우치'는 새로운 시도에 힘입어 606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형적인 히어로 무비와는 차이가 있지만 국내 개봉한 히어로 무비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무비라고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2011년 '고스트 라이더: 복수의 화신'은 전국 11만 관객에 그쳤고, 2011년 캡틴아메리카를 주인공으로 한 '퍼스트 어벤져'는 51만 명에서 멈췄다.
2012년 마블 히어로가 한 자리에 모인 '어벤져스'는 2011년 주춤했던 마블 코믹스의 인기를 다시 한 번 불러 일으켰다. 아이언맨 토르 캡틴아메리카 호크아이 블랙위도우 헐크가 한 팀을 이룬 '어벤져스'는 지난 8일까지 누적관객 24만 2079명을 모으며 '스파이더맨3'의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무비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넘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 극장가에서 히어로 무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마블과 디시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2013년 5월 '아이언맨3'가, 6월에는 '슈퍼맨: 맨 오브 스틸'이 관객을 찾을 것으로 알려져 마블 대 디시의 2차전이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