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투-적반하장' 팀 "재미없으면 그만둬야"(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05.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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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개그투나잇' 적반하장 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대학로 인근 카페에서의 첫 만남에서 풍기는 그림은 화기애애했다. 그래서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매우 편안한 옷차림에서 느껴지는 이들의 모습의 이들이 밝힌 개그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느 팀 못지않았다.


SBS '개그투나잇'(이하 '개투')에서 황당하면서도 현실적인 웃음 포인트로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낸 코너 '적반하장'의 4인방 강재준, 이은형, 이상철, 김성기를 만났다.

◆ "'선구안'으로 멤버 모아..지하철 편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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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개그투나잇' 적반하장 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말 그대로 '적반하장'인 상황이 '적반하장'을 만들어냈다. 아이디어 도중 일어난 잠깐 동안의 코믹한 상황은 바로 코너를 만들어 준 유일한 이유라고 이들은 설명한다.

"출연자 대기실에서 친구에게 먼저 장난을 걸다가 오히려 친구한테 화를 냈는데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동료들이 빵 터졌죠. 순간 모두 코너를 짜보는 게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됐고 실제로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지금까지도 잘 할 수 있게 됐죠."(강재준)

'적반하장'에서 강재준은 사실상 '리더'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물론 실제 코너 안에서의 비중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아이디어 구성과 팀을 이끌어가는 일은 '거의 강재준이 도맡아 한다'고 주변 동료들은 말했다. 이상철은 "재준이가 실제로도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낸다"고 말했다. 이에 강재준은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강재준은 멤버 구성에 대해서도 "야구에서도 선구안이 있는 것처럼 이 친구들과 같이 해야겠다는 무언가가 느껴졌다"며 "실제로 함께 해서 반응이 좋은 걸 보면서 내 눈이 옳았음이 입증된 셈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25회 정도를 소화해 낸 '적반하장' 멤버들이 생각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코너에 대해서 멤버들은 각각의 기억나는 편을 말하면서도 공통적으로는 첫 방송됐던 '지하철 편'을 꼽았다.

"25회 해오면서 개인적으로는 포장마차 편, 찜질방 편이 반응도 생각보다 좋았던 것 같고 도서관 편은 현장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모두 다 '재밌었다'는 말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가장 기억나는 건 맨 처음에 했던 지하철 편이였죠."(강재준)

"지하철 편은 작년 11월에 첫 방송됐는데 당시 그 방송이 저희에겐 1년 만의 녹화라서 좀 떨리기도 했었구요. 끝나고 나서 뿌듯했고 눈물도 흘렸었어요. 작년에 좀 어둡게 지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이은형)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은행 편이었는데 그 상황이 되게 리얼했던 게 비밀번호를 훔쳐보고 옆에서 '비밀번호 0000네', '돈도 만원밖에 없네', '수수료 낼 돈도 없어서 못 뽑네' 같은 애드리브가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너무 재미있었어요."(이상철)

멤버들은 또한 '개투'에서의 다른 코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강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더 레드'는 재미없다"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그는 이어 "'왜그래'가 좀 신선했고 전체적인 틀 자체로 봤을 때는 '미저리'가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형도 '미저리'를 꼽으며 "당시 방송 후에 검색어에 많이 뜨기도 해서 반응이 괜찮은 것에 대한 공감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상철은 "캐릭터로는 '하오차오'가 아마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결혼은 언제든지 하고 싶어..예전보다 많이 예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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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개그투나잇' 적반하장 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강재준과 이은형은 올해 말쯤이면 사귄 지 4년이 된다.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개그맨 공개커플이지만 서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재치 있게(?) 표현하기도 했다.

"(오빠가) 예전보다 28kg이나 쪘다. 예전엔 배에 왕(王)자도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살이 쪘는지 모르겠다. 정말 슬림했을 때가 있었다.(웃음) 전에도 말했었지만 너무 귀여워서 먼저 대시했었다."(이은형)

"1년 여 동안 술 먹느라, 아이디어 짜느라 살이 쪘다. 그건 어떻게 막을 수 없더라.(은형이도) 진짜 예전보다 많이 이뻐졌다. 예전엔 완전 괴물 같았다.(웃음) 개그맨끼리 사귀는 게 좋은 게 이렇게 농담을 해도 서로 덜 기분 나빠하게 됐다. 이런 것들로 쉽게 상처받고 그러지 않는다."(강재준)

동료 이상철도 "(함께 한 멤버로서) 초반에 눈치 보느라 좀 힘들었는데 그래도 커플로서 잘 지켜보고 있고 흐뭇하다"며 "둘이서 꼭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재준과 이은형은 지난 3월 11일 방송된 SBS '도전1000곡'에서 "대학로에서 함께 공연하던 시절 사귀기 시작했었다"고 말해 직접 '공개연인'임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지난 1월 12일에 방송된 SBS '스타부부쇼-자기야'에서는 "서로를 위해 잠시 결혼을 미룬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 "재미없으면 그만해야죠..설경구·최민식 등 나오면 재밌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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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개그투나잇' 적반하장 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적반하장' 팀은 '개투'와 '개그'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가 처음 이 코너를 시작하면서 최소 30주는 채우자고 했는데 지금 와서 든 생각은 '만약에 하면서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만 두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었다. 재미없는데 볼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이 일을 하는 것이 재미있고 더 재미있게 할 자신이 있다. 레퍼토리를 짜는 것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빵 터졌을 때의 희열감은 최고다" (강재준)

"'개투'만의 장점이 분명 있다. 타 방송사에서 하는 다른 개그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우리는 자연스럽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개그를 추구한다."(김성기)

"'개투' 식구들은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게 많고 다들 잘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려고 한다"(이상철)

"버라이어티에 나가서는 말도 잘 못하고 취향도 안 맞는 것 같다. 반면 공개 코미디는 불편하지 않다. 나도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고 열심히 준비해서 무대 올라가는 게 내 목표다. 힘든 거는 나중에 다 좋은 기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다."(이은형)

강재준은 또한 "최민식이나 설경구 등 연기파 배우가 나오게 되면 더욱 억울한 상황을 리얼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재미있을 것 같다"며 "나오게 되면 최초일텐데"라며 섭외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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