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유족 시위 "보조출연자도 사람입니다"

김성희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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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각시탈' 보조출연자 탑승 버스 전복사고 사망자 유가족이 거리에 나섰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KBS 2TV 새수목극 '각시탈' 보조출연자 버스 전복사고 유가족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에는 故박희석 씨의 유가족과 전국 IT사무서비스 노련 전국보조출연자 노동조합 문계순 위원장이 각자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에 나섰다.

박씨의 아내 윤 모(41)씨는 물론,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큰딸,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작은 딸도 참여했다. 아이들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시위 도중 윤씨는 스타뉴스에 "18일 사고 발생 후 고인을 모시고 올라왔다. 당일 날 KBS, 팬엔터테인먼트, 동백관광, 태양기획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서로 책임 넘기기와 억지 장례비용 지급 이었다. 남편의 월급을 주던 태양기획은 오히려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윤씨는 "장례비라고 지급한 2000만 원이 알고 보니 상조비였다. 19일 새벽 관계자가 오더니 장례비용 영수증을 준 뒤로는 그저 형식적으로 걸려오는 전화도 없었다. 지금은 그저 장례비용으로 지급받은 2천만 원 모두 돌려주고 싶다. 한 가정을 이끌던 사람의 목숨은 돈으로 메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은 결혼 전에도 방송일 잠깐 했던 사람이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위해 몇 개월 전부터 다시 보조출연 일을 시작했다. '샐러리맨 초한지', '더킹 투하츠'등에도 출연했다. 작은 배역에도 평소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졌고, 아이들을 위해서도 자상했던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윤씨는 "큰 딸은 사춘기라 더 마음에 상처를 받았고, 작은 딸은 지난 5일 어린이날에 사랑하는 아빠가 없다는 슬픔에 눈물을 흘렸다. 엄마로서 아이들을 지켜보는데 억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함께 동석한 문 위원장은 시위참여에 대해 "이번 사고로 인해 우리 보조출연자들의 안타까운 실상이 알려졌다. 유가족에게는 가장을 잃은 슬픈 일이다. 우리의 시위는 단순한 것으로 간주 될 것이 아니라 방송환경 개선을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각시탈' 버스 전복사고는 지난달 18일 오전 5시 35분 경상남도 합천군 대병면 하금삼거리 방면에서 발생했다.

당시 차량은 보조출연자들이 탑승한 47인승 버스로 촬영장인 합천 영상테마파크로 향하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 받은 뒤 1.5m 아래 논으로 추락했다. 사고 직후 1명이 사망하고, 두개골 골절상 등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한편 '각시탈'은 만화가 허영만의 원작으로 배우 주원, 진세연 등이 캐스팅됐다. 오는 30일 첫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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