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65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뤼미에르 극장 정경. 마릴린 몬로의 축하를 누가 받게 될지 주목된다.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제65회 칸국제영화제가 열이틀 간의 항해를 마치고 27일(이하 현지시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지난 16일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을 시작으로 영화 축제의 막을 올린 제65회 칸국제영화제는 26일 경쟁부문인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상영을 끝으로 22편의 경쟁작을 모두 선보였다.
27일 오후7시 칸 주상영관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영예의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감독상, 남녀 주연상, 심사위원상, 시나리오상,황금카메라상, 단편영화상 주요 부문 수상자를 발표한다.
한국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다른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이 나란히 경쟁부문에 초청, 과연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주목된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은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러브'가 가장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유럽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영화 두 편을 비롯해 미국영화 6편이 초청됐지만 주요 부문 트로피는 유럽영화가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러브'는 스크린인터내셔널에서 3.3점을 받아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비욘드 더 힐즈'와 함께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러브'는 르 필름 프랑세즈에선 평가에 참여한 12명 중 7명이 4점 만점을 줬다. 역시 최고 점수다.
현지에선 벌써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하얀리본'에 이어 또 다시 황금종려상을 탈 것이라며 점치는 분위기다.
'4개월,3주 그리고 2일'로 2007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도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다. 스크린인터내셜에선 3.3점을 받았다.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는 평가에 참여한 11명 중 1명이 4점을, 5명이 3점을 줬으며, 3명이 1점을, 1명이 0점을 주는 등 평이 엇갈렸다. 토마스 빈터버그 감독의 '더 헌트'는 스크린인터내셔널에서 2.8점을 받았다. 르 필름 프랑세즈에선 두 명이 4점을 줬지만 7명이 1점을 줬다.
21일(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다른나라에서' 갈라스크리닝이 끝난 뒤 관객들이 홍상수 감독, 문소리 등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영화제 초반에 선보인 경쟁작들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2011년 이집트 혁명을 다룬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의 '애프더 더 배틀'과 울리히 자이들 감독의 '파라다이스:러브'는 나란히 1.5점으로 최하 점수를 받았다. 존 힐코트의 '로리스'는 1.7점, 마테오 가로네의 '리얼리티'도 1.9점에 그쳤다.
'예언자'로 2009년 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러스트 앤 본'도 2.9점에 그쳤다. 그래도 여주인공 마리옹 코티아르가 다리가 잘리는 불운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히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알랭 르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켄 로치 등 거장 감독들은 명성에 누가 되진 않지만 두드러진 걸작이란 평은 받지 못했다. 알랭 르네 감독의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는 스크린 평점 2.6점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사랑에 빠진 누군가처럼'은 2.4점으로 집계됐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파격 노출을 선보인 월터 살레스 감독의 '온 더 로드'는 평작이란 평이 많으며, 레오 카락스 감독의 '홀리 모터스'는 호평과 악평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코스모폴리스'와 리 다니엘 감독의 '더 페퍼보이' 등도 감독의 명성에 비해선 뜨거운 환영은 받지 못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다른나라에서'는 스크린에서 '다른나라에서'에 2.1점을, 르 필름 프랑세즈에선1.4점에 그쳤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은 영화제 마지막날 상영돼 평점이 집계되진 않았다.
26일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돈의 맛' 김강우 김효진 임상수 감독 윤여정 백윤식이 포토콜 행사에서 웃고 있다. 사진제공-씨네21 |
물론 평점이 높다고 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낮다고 상을 안 받는 것도 아니다. 난니 모레티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로 최종결과가 나온다. '다른나라에서'와 '돈의 맛'이 심사위원들을 만족시켰다면 시상대에 오를 자격은 충분하다. 그동안 한국영화 두 편이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되면 꼭 한 편은 상을 탔기에 기대해 볼만하다. 올해 경쟁작 중 아시아 영화가 한국영화 외에 없다는 것도 수상 전망을 밝게 한다.
올해 칸영화제를 찾은 한국영화 중 신수원 감독의 '써클라인'이 비평가부문 본상인 카날플러스상을 수상, 한국영화 수상에 청신호를 켰다.
과연 한국영화가 올해도 칸 시상대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