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내아내의 모든것' '맨인블랙3' '어벤져스' '차형사' |
요즘 스크린을 보면 눈이 호사한다. '맨인블랙3'의 MIB 요원, '차형사'의 모델남,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카사노바, '돈의 맛'의 재벌가, 여기에 '어벤져스'의 아이언맨까지 '간지' 제대로 나는 수트남들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베리 소넨필드 감독의 '맨인블랙3'는 수트마저 검은색으로 깔맞춤한 두 파트너 K(토미 리 존스)와 J(윌 스미스)의 이야기다. 심지어 선글라스와 구두마저 검은 색이다. 강지환의 뚱보 변신이 눈길을 끄는 '차형사'(감독 신태라)에서도 꽃모델 3인방 이수혁 김영광 신민철은 모델포스 폴폴 나는 워킹으로 런웨이를 주름잡았다.
민규동 감독의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최고 수트남은 역시 희대의 카사노바로 나온 류승룡. 어떤 여자든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전설의 카사노바답게 휘황찬란한 수트 간지는 필수다. '돈의 맛'의 재벌가 윤회장(백윤식), '어벤져스'의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아주 비싼 수트를 입었다는 점에서 오십보백보. 그것이 천으로 만들어졌든, 철로 만들어졌든.
재미있는 것은 이들 영화에는 이들의 수트 패션을 돋보이게 하는 '헐벗은' 혹은 '패션감각 꽝인' 캐릭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는 것. 물론 대비효과를 위해서다.
'맨인블랙3'에서는 천하의 악당 외계인 보리스(제메인 클레멘트)다. 인조 눈을 쳐박은 것도 모자라 60년대말 히피들의 치렁치렁한 의상 같은 낡은 가죽재킷을 대충 걸쳐 입었다. '차형사'에서는 살빼기 전의 차형사(강지환)가 최악의 패션을 뽐냈다. 덕지덕지 붙은 머리카락에 사정없이 터져나온 배, 그리고 며칠은 안 빨아입은 양말에 누더기 수준의 외투까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선 건축설계사인 주인공 이선균이 팬티만 입고 화장실에 앉아 음식을 먹는 굴욕을 당했고, '돈의 맛'에서는 여비서 황정민이 수트는 입었으되 워낙 뚱뚱한 몸매 덕에 펭귄처럼 우스꽝스러운 비주얼을 선사했다. 그럼 '어벤져스'에서는? 녹색 괴물 헐크(마크 러팔로)가 반바지만 입은 채 상의탈의로 뉴욕 도심을 누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