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옥세자' 이후 사랑에 자신 없어졌다"(인터뷰)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6.0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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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해피다 새드다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새드라고 생각을 했어요."

여러 의미를 남겼던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결말에 대해 주인공 박유천(26)은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을까. 그것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됐을까.


300년 전 조선 시대의 왕세자가 21세기 현대로 날아와 전생에 못 다한 사랑을 나눈다는 줄거리의 '옥탑방 왕세자'. 시간을 뛰어넘은 연인의 운명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가 드라마의 최대 궁금증이었다. 박유천은 결국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간 이각, 그리고 그녀에게 새롭게 다가온 현세의 용태용 두 남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해피다, 새드다.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새드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각이 돌아 온 것이 아니니까요. 마지막에 용태용이지만 이각의 기억을 뚜렷이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지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엔딩에 대해 감독님과 의논을 많이 했는데 단순히 환생이라 행동이 베어 있는 건지 진짜 기억이 있어서 그런 건지 알 수가 없는 느낌으로 느려내려고 했죠. 처음엔 태용이 아예 박하를 알아보지 못하는 걸로 지문에 써있었어요. 저는 일부러 박하를 주시하고 알 수 없는 의미 있는 미소를 주는 식으로 연기를 했는데 좋게 담아 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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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박유천은 박하(한지민 분)과 결혼식을 올린 직후 조선으로 돌아가야 했던 19회 엔딩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연기하면서 진심으로 울었어요. 리허설 때부터 울었고 스태프와 감독님도 울었죠. 그 장면이 굉장히 좋았던 이유는, 연기하는 데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뿌듯함도 있었고. 서로 떨어지고 멀어지는 과정에서 그 마음이 너무 공감이 됐기 때문이죠. 이각의 마음이 너무 와 닿았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옥탑방 왕세자'는 보답 받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일까. 박유천은 이번 작품을 한 뒤, 미처 다 알아채지 못하고 다 보답하지 못하는 큰 사랑에 부담과 아쉬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늘 과분하게 여겨지는 팬들의 사랑에 대해서 특히 그렇다.

"사실 작품을 하면서는 많은 생각을 못했어요. 끝나고 나니 '사는 게 이런 거구나. 사랑이 됐든 삶이 됐든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랑에 대해서 오히려 더 자신이 없어졌달까. 누군가를 사랑해 주고 사랑을 받는 다는 게 정답은 없겠지만 거기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솔직히 활동하면서 작품도 잘 돼서 많은 분들도 알아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고. 그런 감정이나 마음들도 너무 고맙고 '내가 이런 사람이 됐구나.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인데' 하는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가요. 사랑을 받고 주는데 대한 두려움도 들고. 받은 만큼 줘야겠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은데. 특별히 연예인으로 할 수 있는데 많지 않잖아요. 연예인이 사랑을 베푼다고 하는데, 실은 팬들이 베푸는 거죠. 집중해서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하는데 제 활동들을 두고 '이게 보답입니다' 하기에도 쑥스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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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박유천은 이번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연기에 있어서도 한 단계 성장을 보여줬다.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줬고, 이를 통해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박유천의 전작에서 보여준 연기를 총 망라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성균관 스캔들'의 진지하고도 사랑스러운 , '리플리' 재벌2세 .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며 달라지는 상황을 표현했고 여기에 1인2역까지 소화해 냈다.

"저는 정말 진지하게 임했고 진지하게 연기했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웃긴 거예요. 개인적으로 3회가 너무 라이트하게 가지 않았나 싶긴 해요. 1~2회에선 진지한 태도가 재밌었는데 제가 거기에 신이 나서 너무 코믹연기에 몰입하다보니 가벼워진 느낌이 좀 있었죠. 그리고 이번 작품은 사극 연기란 생각을 못했어요. 그냥 이각이라는 인물을 연기 한 것일 뿐이라고 여겼죠. 그냥 이각에 몰입해서 연기를 했다. 어떤 작품보다 애착도 가고 더 편안한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용태용과 이각 1인2역도 이번에 처음 도전한 연기였다. 엄밀히 말하면 이각, 용태용, 용태용 인척 하는 이각까지 1인 3역이었던 셈. 특이 이각이면서 용태용 인척 연기를 하는 모습을 표현할 때는 스스로 헷갈리기도 했다고.

"조선에서의 이각 1회에 했을 때는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아픔이다 분노다 하나만 있었기 때문에 분석하기 쉬웠어요. 서울에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서울에 떨어졌을 때 상황을 생각하니까 어렵지는 않았죠. 그러나 용태용이 끼기 시작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초반 어색한 용태용 할 때까지만 해도 고민을 하긴 했지만 그게 자연스럽게 사극 말이 현대극에 붙더라고요. 마지막에 진짜 용태용이 되려고 할 때는 너무 대사가 안 나와서 힘들었어요. 몇 개월 동안 사극 템포에 빠져 있어서 빠른 대사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안경을 하나의 장치로 삼았죠. 제가 안경을 쓸 때는 용태용이나 벗을 때는 이각이다 그걸 나누니까 좀 편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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