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방송화면> |
4인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가 1년 만에 돌아온 안방극장에서 훌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한 KBS 2TV 월화극 '빅'(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지병현 김성윤)에 장마리 역을 맡은 수지가 첫 등장했다.
장마리는 강경준(신원호 분)의 엄마가 미국에서 거의 결혼까지 할 뻔했던 남자의 딸이다. 경준을 죽도록 사랑, 그를 만나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날 마리는 예사롭지 않은 첫 등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신 밖에 모르는 듯 이기적이고 도발적인 모습은 4차원 소녀다. 18세의 당돌함은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했다.
특히 마리는 길다란(이민정 분)의 기를 누르며 범상치 않은 포스를 뿜어냈다. 또 신윤재(공유 분)의 몸에 영혼이 들어간 경준이 자신보다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다란과 윤재의 몸을 빌린 경준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날 마리 역의 수지는 그동안의 풋풋한 소녀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선사했다.
지난해 방송한 KBS 2TV '드림하이'를 통해 정식 연기에 도전한 수지다. 하지만 첫 도전에 호평보다는 혹평이 줄을 이었다. 대사 발음 부정확, 표정연기 미흡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안방극장 신고식을 호되게 치렀다.
이후 수지는 지난 3월22일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드림하이'에서 못다 핀 연기의 꿈이 활짝 폈다. 영화 속 캐릭터와 수지의 때묻지 않은 매력이 조화를 이뤘고, 관객들의 호평 속에 극장가에 첫사랑앓이를 낳았다.
수지는 '건축학개론'의 화제 속에 '빅'으로 1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해 관심을 끌었다. '드림하이'에서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만큼 '빅'에서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빅'에 첫 등장한 수지는 시청자들에게 '드림하이' 때와는 달리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수지의 효과인지 시청률 역시 지난 방송 대비 1%가 상승, 8.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일일기준)를 기록했다.
먼저 대사 발음 및 감정 전달에 있어 이전보다 한결 매끄러워졌다는 평가다. '드림하이'와 '건축학개론'에서는 사랑에 서툰 캐릭터로 내면 연기가 필요했던 상황이다. '빅'에서는 있는 그대로, 주변에서 봤을 법한 여고생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만 하면 됐다. 또래에서 경험해 본 캐릭터이기 때문일까, 이전보다는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수지가 호평을 받은 만큼 풀어내야 할 숙제도 있다. 대사 발음은 이전보다 한결 좋아졌지만 빠른 말투나 감정이 실린 부분은 앞으로 숙달시켜야 할 부분이다. 또 톡톡 튀는 매력이 강점인 마리 캐릭터의 속마음을 어떻게 풀어낼 지도 미지수다. 경준과 다란 사이에서의 삼각관계에서 수지만의 캐릭터를 빛나게 할 수 있을지가 바로 그러하다.
수지에게 '빅'은 그동안 연기의 틀에서 벗어난 연기 변신이다. 자칫 '건축학개론'에서 호평을 받은 연기력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지는 이런 우려를 4차원 소녀의 발칙하고 도발적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가 종종 보여준 모습으로 보다 친근했다.
수지는 시청자들의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다. 앞으로 극중에서 이민정과의 대립이 예상돼 연기 대결을 피할 수 없다.
1년 만에 훌쩍 성장한 수지가 끝까지 "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