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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방을 5회 앞둔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된 '빛과 그림자'는 18.9%의 전국일일시청률(이하동일 기준)을 기록했다.
'빛그림'은 그동안 동시간대 월화드라마의 파상공세에도 불구, 지난 3월 19일 방송부터 지난 5일 방송 된 56회까지 24주 연속으로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드라마 왕좌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동시간대 SBS '추적자'가 연일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빛그림'은 지난 11일 처음으로 10%대 시청률로 내려앉은 뒤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59회 동안 수많은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며 사랑받던 '빛그림'이 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고 하락하는 이유가 뭘까?
◆ 연장의 딜레마..'늘어지는 전개'
'빛그림'은 지난 4월 드라마 14부 연장을 확정지었다. 따라서 당초 50부작 예정이었던 '빛그림'은 64부작으로 연장 방송됐다.
연장 당시 MBC는 노조파업이 10주 넘게 이어져 방송에 차질을 빚었고 후속작인 '골든타임' 제작에도 빨간불이 켜졌던 상황. MBC로서는 꾸준히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던 '빛과 그림자'를 연장한다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었다.
이에 앞서 '빛그림' 연장이 확정되긴 전 안재욱은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 연장을 하게 된다면 누구를 위해서 연장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대중들이 드라마 종영을 아쉬워 하니까 해야 하는 것인지 제작자 혹은 방송국을 위한 드라마 연장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한 바 있다.
갑자기 14회 연장을 결정한 '빛그림'은 당초보다 훨씬 길어진 방송을 채우기 위해 질질 끄는 전개를 이어가며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 반복적 스토리..'우리 제발 사랑하게 해주세요'
강기태(안재욱 분)와 이정혜(남상미 분)의 로맨스는 이어질듯 하다가도 계속 등장하는 반대인물로 인해 고비를 맞게 된다. 이는 극에 등장하는 새로운 난관이 아니라 예전에 봤던 장면을 번복하는 내용으로 인식돼 시청자의 반감을 샀다.
특히 지난 5월 22일 방송분에서 처음 등장한 정혜의 아버지 이현수(독고영재 분)는 사랑이 이루어진 것 같던 기태와 정혜의 앞에 갑자기 나타나 마치 '다 된 밥에 재 뿌리듯'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제발 언제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는 것이냐"며 끊임없이 반복돼 비슷한 형태로 나타나는 스토리 전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 복수, 대립의 무한 반복..'재미는 어디에?'
강기태와 악역인 장철환(전광렬 분)의 반복되는 대립에 시청자들은 지치고 있다. 강기태에 악행을 저지르던 장철환은 위기 상황을 맞고도 계속적으로 그 상황을 피해가며 시청자들을 농락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장철환은 불사조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강기태와 장철환의 대립이 무한반복 되는 상황 속에서 장철환의 악역연기는 반감되고 그저 지겨운 장면이 되고 말았다.
'빛그림'은 강기태와 장철환 사이의 복수 스토리, 강기태와 이정혜의 로맨스 외에도 재미를 주는 스토리가 많았다. '빛그림'속 깨알 조연들의 연기가 시청자에 재미를 준 것. 그러나 최근 들어 신정구(성지루 분) 홍수봉(손진영 분) 양동철(류담 분)등 조연들의 역할이 확 줄어들면서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 반감됐다.
또한 '빛그림'이 초반에 1960년대, 쇼 공연단에 몸 담아 엔터테이너의 삶을 살게 된 한 남자의 일생을 통해 1960년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되짚어보는 작품으로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함께 다룰 것으로 기대됐던 것과 달리 반복적인 복수와 엇갈린 사랑으로 채워지자 시청자들의 마음이 떠난 것이다.
그동안 월화드라마 왕좌에 앉아 독주하던 '빛그림'은 이제 종영 5회를 남겼다.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던 '빛과그림자'가 유종의 미를 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