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서회장 박근형이 극본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를 향해 "종방연 때 따귀 한 대 때리겠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근형은 9일 방송되는 tvN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 54년차 배우 박근형의 단독 인터뷰쇼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소 시간약속을 칼같이 지키기로 유명한 배우 박근형. 그는 연이은 밤샘 촬영에도 이날 인터뷰에 한 시간 먼저 나와 MC와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 백지연은 "이렇게 정각에 녹화를 시작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놀라움과 존경을 표했다.
'추격자'의 서 회장 역을 맡아 나지막하게 "욕보래이' 한 마디를 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을 전율케 한 박근형은 "지금까지 우리가 바라는 그런 극을 써준 것 같아 작가한테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면적인 캐릭터를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드는 그만의 방법 등 50여 년을 갈고 닦은 그의 연기 노하우도 밝혔다.
그러나 박근형은 쪽 대본에 밤샘 촬영을 하는 통해 자신도 방송을 보지 못했다며 드라마의 열악한 제작 환경에 대한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가끔 연출부한테 농담처럼 말한다. ‘작가한테 얘기 좀 해줘라. 종방연 파티할 때 내가 꼭 따귀 한 대 때릴 거다.’라고…"라며 "이런 상황에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해주는 건 고마운 일인데 이제 제작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형은 연기력 논란으로 방송국에서 퇴출당한 적이 있다고도 털어놨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우연히 참가한 연극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며 연기생활을 시작한 박근형은 이후 국내 최고의 국립극단 단원이 됐지만 늘 어려웠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TV 공채 탤런트가 됐다고. 박근형은 "어느 날 갑자기 칠판에 연기 못 하는 사람 퇴출이라고 써있더라. 박근형, 김혜자..."라고 회고, 스튜디오가 일순간 웃음바다가 됐다는 후문이다.
박근형은 또 "예전에 연속극을 같이 하면 (신인들은) 예쁘기만 하지 전혀 숙맥인 거다. 그런데 마침 내 딸이나 직계가족 역할이 되면, 이제 나한테 죽는 거다. 방송하는 동안 내내 (나에게) 괴로움을 당한다"라고 스스럼없이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MC 백지연이 최근 '추적자'에서도 그렇게 하시느냐고 묻자, 그는 "그런 경우가 있죠"라면서도 "요즘은 좋게좋게 말한다"라고 털어놨다. 박근형은 후배들이 빨리 발전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악역까지 자처하는 거라며 "실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 연극무대에서 기초를 닦아야 한다. 거기가 모체니까"라고 끝까지 후배들을 위해 조언했다.
박근형은 또 "나는 창조적 배우라고 자부한다. 연기를 생활로 하지 않고 작가의식을 가지고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