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의 전지현 <사진='도둑들' 스틸> |
지난 10일 첫 공개된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은 내로라하는 스타 군단들이 한꺼번에 뭉친 초특급 프로젝트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신하균 등 홀로 한 영화를 책임져도 충분할 스타들이 저마다 통통 튀는 캐릭터를 맡아 매력을 발산한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이가 바로 전지현이다.
전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줄타기 전문가 '예니콜' 역할을 맡았다. 검은 타이즈 차림으로 와이어 하나에 의지해 고층 빌딩을 오르내리는 이 대담한 능력자는 돋보이는 미모에 반전의 거친 입심까지 지녔다. 늘씬한 몸매의 섹시 아이콘이면서도 청순미의 대명사이며, 전국민의 '엽기적인 그녀'인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 이후 11년만에 최동훈 감독과 제대로 만났다.
'블러드' 등 액션물을 경험한 그녀는 일단 아름다운 액션스타로서의 면모를 십분 발휘한다. 고층빌딩 낙하, 빌딩 벽타기 등 쉽지 않은 액션신을 대역 없이 해냈다. 그 덕에 얌전한 투피스를 쓱 벗어던지고 검정 타이즈로 빌딩벽에 매달린 그녀의 모습에선 쭉쭉 뻗은 긴 팔다리가 제 몫을 한다. 완벽한 비주얼이 고층빌딩의 유리벽과 어우러져 더욱 아찔하다.
그러나 비주얼보다 돋보이는 건 이 앙큼한 여인네에 쏙 녹아든 전지현의 능청스럽고도 거침없는 캐릭터다. 미모에 대한 자부심, 돈에 대한 욕심, 남다른 성깔, 어느 하나 숨기는 게 없다. 일단 대사발이 쫄깃하다.
처음 만난 김혜수에게 "나이 많은 여자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깐족이고, 갱년기 증상을 토로하는 김해숙에게는 "그게 다 섹스를 안해서 그런다"고 핀잔이다. 성형수술을 운운하자 "이렇게 태어나기가 어디 쉬운 줄 아냐"며 '버럭', 김수현의 기습키스에 "다른 여자라면 놀라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뒤 한번 안 돌아보고 가는 그녀라니. 남자친구에게 사랑스런 폭력을 일삼던 '엽기적인 그녀'가 범죄 세계에 몸담고 10년을 보냈다면 그렇게 될까?
내내 독설이며 욕설을 달고 사는 그녀를 두고 영화 내내 '미친년'이자 '썅년'이란 별명이 쫓아다니지만 본인은 신경도 쓰지 않는 쿨함까지 갖췄다. 무게잡는 순정파 도둑들 사이라 이 속물 아가씨의 매력이 더 두드러진다. 영화의 웃음 8할이 그녀 몫이니 말 다했다.
오랜만에 물을 만나 팔딱팔딱 뛰고 논 그녀가 반갑다. 지난 수년간 해외 작품에 주력하며 국내에선 두문불출하다시피 했기에 돌아온 전지현이 더욱 반갑다. 시사회가 있던 지난 10일 전지현은 "속편이 너무 기대된다. 이 자리를 빌어 감독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신날 만 하다. 전지현, 웰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