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용감한 드라마..대한민국 현실을 그리다①

[★리포트]종영 '추적자', 명품 복수극으로 거듭나다..그 비결은?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07.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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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SBS '추적자' 홈페이지>


SBS 드라마 '추적자'에서의 현실 반영은 용감하고 탁월했다.


지난 17일 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극본 조남국·연출 박경수, 이하 '추적자')는 실제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라본 것 같은 탁월한 현실 소재 반영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추적자'는 억울하게 딸을 잃은 평범한 형사의 복수를 그렸다. 이와 함께 유력 대권주자의 우여곡절 대권 레이스, 대기업 총수와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 등이 절묘하게 극에 녹아들면서 극 전개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막강한 대기업 총수의 모습과 대선 레이스를 펼치며 비춰졌던 정치인들의 밥그릇 싸움, 극 중 사위와 장인어른 관계였던 대선 후보 강동윤(김상중 분)과 한오그룹 서회장(박근형 분)의 이른바 '정경유착' 등은 현실 소재를 활용한 극 설정의 '표본'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추적자'에 대한 관심은 시청률 급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시간대 방송됐던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밀려 10%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했던 '추적자'는 '빛과 그림자'의 종영과 극 갈등 고조가 탄력을 함께 받으며 순식간에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 '추적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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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처=SBS '추적자'>
시청자의 관심이 무엇인지 보여준 '추적자'의 '용감함'

지난 2월13일 방송됐던 KBS 2TV '개그콘서트'의 한 인기 코너의 첫 회를 떠올려보자. 두 남자와 한 여자는 각각 자신의 용감함을 보여주겠다며 관중들을 향해 한 마디씩 던졌다. 그 중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한 한 남자는 한 명의 이름 석 자만으로 무대를 초토화시켰다. 그 이름은 현직 대통령이었다.

이 코너에서의 그저 현직 대통령의 이름의 언급만으로 시청자들의, 실소 섞인 폭소를 느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는 또한 시청자들의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시각과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는 12월에는 향후 5년의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장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각각 대통령이 되기 위한 다수의 후보들이 대선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정치권 비리 사건은 연말 대선 정국과 맞물려 연달아 터져 나오는 등 2012년은 정치라는 단어 하나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드라마 '추적자'의 등장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매우 탁월한 드라마였다. 안 그래도 정치권 비리 사건에 눈살을 찌푸리고, 속속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대권 주자들을 보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현실 못지않은 구성의 드라마인 추적자는 새로운 볼거리였고, 공감대 형성의 장이었다.

몇몇 시청자들은 '추적자'를 보며 "어디서 많이 보던 사건이다", "드라마지만 너무 현실을 빗댄 것 아닌가"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이 현재의 대한민국의 최고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이와 함께 '추적자'가 만들어낸 탄탄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는 앞으로의 극 전개를 알 수 없게 만들게 했다. '유력 대선후보에 맞선 평범한 형사의 복수극'이라는 타이틀에서만 봤을 때 자칫 식상할 수 있는 그림도 예상할 수 있었겠지만 추적자는 그렇지 않았다. 홍석(손현주 분)이 동윤(김상중 분)보다 더 많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장면은 이를 말해줬다.

'막강' 대기업 총수·정경유착...씁쓸한 공감

'추적자'는 한오그룹을 통해 재벌 총수의 막강한 권력의 모습을 그렸다. 지난 16일 방송에서 서회장(박근형 분)은 전화 한 통화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어내는 능력을 가졌다.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그의 아들 영욱(전노민 분)에게 회사 내 당선된 후보와 같은 학교 출신의 회사원과 정치인 등의 목록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서회장은 이후 대통령과 있을 10대 그룹 회장들과의 만찬에 자신이 아닌 부사장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 영욱이 그래도 대통령과 함께 하는 식사인데 격이 떨어지지 않겠습니까"라는 말에 "대통령이 뭐라고. 로마로 따지면 평민들이 뽑는 호민관 아니냐"고 했다.

과연 실제 상황이었더라도 저랬을까. 시청자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물론 이미지로서, 드라마 속 설정으로서 그려진 대기업 총수의 모습이었겠지만, 이것이 실제 상황과 비슷한지 아닌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을 했던 '추적자' 서회장의 말들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추적자'는 정경유착의 이면도 그렸다. 동윤은 서회장에게 대통령 당선 이후의 공약을 언급하며 서회장과의 공존을 말했다. 퇴임 이후의 그룹 관여, 불법승계 처리, 러시아 원유개발 사업 지원 등의 공약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이 아닌, 한오그룹의 회사 발전과 대기업으로서의 명맥 유지를 위한 공약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에 비해 홍석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법을 어길 수밖에 없었다. 이는 즉, 자신이 무언가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현실도, 법도 홍석을 외면하고 있었다. 결국 홍석은 딸을 위해 법을 어겼고,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가 실형을 받은 근거인 살인죄, 도주죄, 공무집행 방해 죄 등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근거였다.

홍석이 저지를 수밖에 없던 죄의 이면에 억울하게 죽은 수정(이혜인 분)을 죽인 것에 대한 보상도 물론 이뤄졌다. 수정에게 뺑소니 사건을 일으킨 지수(김성령 분)와 약물을 투여한 창민(최준용 분)은 모두 죄인이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구속이 수정을 돌아오게 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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