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 김기덕 감독과 영화 '피에타' 포스터, 사진 아래 영화 '무게'의 한 장면 |
김기덕 감독의 신작 '피에타'가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베니스 영화제 사무국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김기덕 감독의 신작 '피에타'가 초청됐다고 밝혔다.
유민영 감독의 단편 '초대'는 오리종티 부문에, 전규환 감독의 신작 '무게'(가제)는 베니스데이즈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거장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메인 섹션인 경쟁부문에 초청돼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노리게 됐다. 한국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이후 무려 7년만이다.
김기덕 감독으로서는 2004년 '빈집'이 베니스 경쟁부문에 초청돼 감독상을 수상한 지 8년만에 이 부문에 다시 입성했다. 2000년 '섬', 2001년 '수취인 불명'등에 이어 4번째로 베니스 경쟁부문에 초청된 김 감독이 이번에는 황금사자상의 낭보를 알려올 지 기대가 쏠린다.
'피에타'는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연출작이자 2008년 '비몽' 이후 4년만에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정식 개봉을 앞둔 작품이다. '피에타'는 잔혹한 방법으로 사채빚을 받아내는 악랄한 남자 강도(이정진 분)앞에 갑가지 엄마(조민수 분)라는 여자가 찾아온 뒤 겪게 된 격동과 혼란, 이후 점차 드러난 잔인한 비밀을 담았다. 오는 9월6일 국내 개봉을 앞뒀다.
올해 베니스 경쟁부문에는 '트리 오브 라이프'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테렌스 맬릭 감독의 '투 더 원더'를 비롯해 프랑스 올리비에 아샤야스, 일본 기타노 다케시, 미국 브라이언 드 팔마, 필리핀 브릴란테 멘도사, 미국 라민 바르하니 감독의 신작이 초청됐다. 각국 거장과 주목받는 신진 감독의 작품들이 고루 포진한 셈이다.
이밖에 유민영 감독의 단편영화 '초대'가 오리종티 부문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어로 지평선을 뜻하는 오리종티는 실험적이고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선보이는 비경쟁 부문으로, 경쟁부문과 함께 베니스영화제의 5개 공식 부문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유일한 베니스 진출작인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가 이 부문에서 초청됐다.
전규환 감독의 '무게'는 베니스영화제 베니스데이즈 부문에 초청됐다. 베니스데이즈는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해당하는 주요 섹션으로 한국영화가 이 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무게'는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댄스 타운' 등 '타운' 시리즈와 '바라나시'로 해외에 잘 알려진 전규환 감독의 신작. 인간이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와 아픔을 절묘한 캐릭터와 춤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조재현, 박지아, 윤동환, 김성민 등이 출연했다.
90년대 이후 아시아 영화에 주목하기 시작한 베니스 영화제는 한국영화를 유럽과 세계 무대에 알리는 창구로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급부상과 함께 한국영화에 유독 인색한 모습을 보여 왔다.
올해 한국 영화의 대거 베니스 영화제 진출에는 알베르토 바르베라 신임 집행위원장의 영향이 작용했을 것으로 영화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는 과거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일하던 시절 김기덕 감독의 '섬'과 '수취인불명'을 발굴해 초청한 주인공이다. 이번 베니스에서 한국영화의 수상 낭보가 들려올 지 더욱 기대가 쏠린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인도 미라 네어 감독의 신작 '릴럭턴드 펀더멘탈리스트'를 개막작으로 선보이며 8월 29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