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유통되는 뮤직비디오에 대한 사전등급 심의가 오는 18일부터 시행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최근 홈페이지에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분류 등에 대한 안내서 공지'를 했다. 이는 올 2월에 개정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가요 전문가들은 처음 시행되는 만큼 전례가 없어 초기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동조하는 대부분의 제작자들과 가수들은 현 가요계 실정을 이해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시행 전부터 벌써부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심의를 시행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입장을 어떨까. 영등위 측은 현실을 반영하는 범위 안에서 집행하겠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영등위 관계자는 7일 스타뉴스에 "안하던 것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불편함이 따르기 마련이다"며 "시행과 동시에 이 같은 부분들을 최소화 시키고, (심의가)좀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흘러갈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뮤직비디오가 청소년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를 진단할 만한 잣대가 없었던 것이 현실"이라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영상들로 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등위는 심사 신청 뒤 등급 분류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7~1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정 처리 기한은 최장 14일이다. 등급 분류를 하는 주체는 7인으로 구성된 영등위 위원회 비디오물 등급분류 소위원회다. 소위원회 위원은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는 게 영등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제작자들은 등급부여 심의가 일정 내에 완료되지 못하면 활동에도 제약을 받게 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가수들은 심의에 걸리는 7~10일을 감안해 활동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만일 이보다 심의가 오래 걸리거나(최대 14일), 당초 예상했던 등급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제작자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영등위 측은 "14일이라는 기간은 법적으로 규정해놓은 것일 뿐, 통상 10일 내에는 일을 처리해왔다"며 "향후 가수들이 활동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가이드 및 정보를 제시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귀를 열어둘 것"이라고 전했다.
영등위 측은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의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논의되어 왔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영등위 관계자는 "뮤직비디오 선정성에 대한 부분은 3~4년 전부터 국정감사와 언론으로부터 문제제기 되어 왔던 부분"이라며 "설명회를 거쳐 이미 제작자들에게 정보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 분야에 대해서는 '청소년 보호의 사각지대'라는 일컬었다. 다수의 뮤직비디오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과 장면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이다. 다만, 사전심의가 '검열'이 아닌 '등급분류'라고 정의했다.
영등위 관계자는 "현 청소년 사회에 뮤직비디오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졌다"며 "어떤 영상보다도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지만, 정작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해 주지 않았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착이 되기 시작하면 제작자들도 점점 적정기간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불편함을 최소화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및 국외 뮤직비디오 신청에 관한 서류 및 CD는 우편 접수(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400 문화콘텐츠센터 4층 영상물등급위원회 영상콘텐츠부)도 가능하다. 수수료 역시 영등위 계좌로 무통장 입금할 수 있다.
영등위의 사전 등급 분류를 거치지 않은 뮤직비디오를 온라인에 올릴 경우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