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이 개봉 22일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선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도둑들'은 톱스타 군단과 짜릿한 반전, 시원한 액션을 내세워 여름 관객을 공략하며 개봉 22일째를 맞은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009년 '해운대'와 '아바타' 이후 3년만의 1000만 영화 달성이다.
자연스럽게 영화계의 관심은 1000만 돌파 그 이후로 쏠린다. 특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한 1335만 '아바타'에게 내준 역대 개봉작 최대 흥행 기록을 한국영화가 되찾아올 것인지에 영화계의 눈이 온통 쏠린 상태다.
지금까지 총 6편이 탄생한 1000만 영화 가운데 '도둑들'과 가장 비슷한 흥행 추이를 보이는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다. 2006년 개봉한 '괴물'은 당시 1303만 관객을 불러 모아 영화 흥행사를 다시 썼고, 현재까지도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
'괴물'은 1000만 영화들 가운데 가장 폭발적인 기세로 흥행몰이를 했다. 1000만 관객 돌파까지 단 21일이 걸렸다. 역대 영화들 가운데 최단이다.
'도둑들'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현재까지 '괴물'과 하루 차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700만 관객 돌파까지 '괴물'보다 하루 많은 13일이 걸렸고, 이번 1000만 관객 돌파에도 '괴물'보다 하루 많은 22일이 걸렸다.
다른 역대 1000만 영화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흥행 속도다. '해운대'(2009, 최종관객 1139명)의 경우 1000만 관객까지 33일, '태극기 휘날리며'(2004, 최종관객 1174만명)는 39일이 걸렸고, '왕의 남자'(2005, 최종관객 1230만명)는 45일, '실미도'(2003, 최종관객 1108만명)는 58일이었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갖고 있는 '아바타'(2009, 최종관객 1335만명)는 입소문 속에 뒷심을 발휘한 케이스. 38일만에 1000만 관객을 넘었다.
그러나 '도둑들'의 흥행 양상은 '괴물'과는 또한 다르다. 한 영화 관계자는 "2006년 '괴물' 개봉 당시 '괴물'이 워낙 화제작이고 대대적인 흥행이 예상된 작품이었기 때문에 경쟁작들이 모두 '괴물'을 피해갔다. 한 달 넘게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다"고 회상하며 "'도둑들'의 경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롯해 여러 기대작들이 개봉하는 가운데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개봉 4주차를 맞은 평일에도 20만명을 훌쩍 넘는 기세를 과시하고 있는 '도둑들'의 기세라면 '괴물'은 물론 '아바타'를 넘는 신기록 수립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영화계의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아바타'에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내주고 씁쓸해했던 한국영화는 '도둑들'을 통해 3년만에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할 것인가. 10인의 도둑들과 최동훈 감독의 어깨에 또 하나의 기대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