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논란 '짝', 내친구 출연한다면 말리겠어요

[기자수첩]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8.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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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의 출연자가 거짓말 의혹으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한 '짝'의 33기 ROTC 특집에 출연한 여자3호는 스스로를 혜전대 출신의 요리사라고 소개했으나, 방송 후 그녀가 인터넷 의류 쇼핑몰 모델과 사진 동호회 모델 등으로 활동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방송에서 스스로 "여태까지 계속 외길인생 요리를 했다"고 밝힌 것과는 너무도 다른 여자 3호의 이력에 거짓말 논란과 함께 비난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여자 3호로 추정되는 인물이 출연한 한 성인채널 프로그램까지 찾아냈고, 그녀를 둘러싼 거짓말 논란이 가중됐다.

'짝'은 일반인 출연자들이 등장해 자신의 결혼상대를 찾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시청자들은 애정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실제라고 믿는다. 출연자들 역시 짧은 시간 동안 서로가 하는 말과 행동으로 서로를 판단하게 된다. 무엇보다 참가자의 진실성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짝'은 연이은 출연자들의 거짓말 논란으로 프로그램의 신뢰도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다. '짝' 제작진은 "일반인들의 건강한 애정관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연이은 거짓말 논란으로 출연자들이 진정으로 짝을 찾기 위해 방송에 나온 것인지 의심을 하게 만들고 있는 것. 프로그램의 내용에 거짓이 있다면 리얼리티의 정체성을 잃고, 시청자들도 더 이상 방송을 믿고 볼 수 없다.


여자 3호에 앞서 31기에서는 남자 7호가 자신의 신상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말한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다. 남자 7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중견 규모의 무역회사에 근무 중이라고 밝혔으나, 방송 출연 이후 그가 성인물 동영상에 출연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제작진은 출연서약서를 허위로 기재한 31기 남자7호에 대한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제작진은 이와 함께 "검증에 한계가 있는 부분에서 불거진 불미스러운 논란이지만 저희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짝'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출연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이 있은 뒤 얼마 되지도 않아 출연자 검증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짝'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 과정에서 사전 프로필 작성, 사전 인터뷰, 서류확인(학력, 직장, 혼인 관련), 서약서 작성 등의 과정을 통해 검증 절차를 갖는다. 그러나 이는 출연자가 밝힌 내용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출연자 스스로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해 말을 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할 경우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제작진으로서도 출연자들의 과거 이력을 모두 확인해 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검증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적어도 현 시스템 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출연자 신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짝' 제작진은 여자 3호 논란이 인 직후 "본업은 요리사가 맞지만 녹화 당시에는 모델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녹화 후 지인의 요청으로 모델 활동을 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쇼핑몰 게시물 날짜 등으로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이후에도 제작진은 "출연자가 그렇게 말했고 제작진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해명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제작진을 믿고 '짝'을 보는 시청자들은 이제 누굴 믿어야 할까. '짝'을 찾은 출연자들이 상대방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만약 내 지인이 출연하겠다고 한다면 말리고 싶다. 부모들은 자신의 딸과 아들을 '짝'에 믿고 내보낼 수 있을까. 이 같은 논란이 계속 된다면, 앞으로는 '진정한 짝을 찾으려면 애정촌은 피하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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