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별점토크]'정글러브', 생존·사랑 둘다 놓쳤다?

이수연 기자 / 입력 : 2012.08.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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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쳐=MBC '정글러브'>


"사회에서 얻은 포장지를 모두 벗겨내고 태초의 인간으로 돌아가 운명의 사랑을 찾는다."


MBC의 새로운 러브 버라이어티 '정글러브'의 기획 의도다.

기획의도만 보면, 음. 뭐라 흠잡을 데 없이 좋다. 학력, 직업, 재산 등의 스펙을 따지는 요즘, 모든 조건을 숨긴 채 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처럼 자연으로 돌아가 원초적인 이끌림으로만 남녀의 사랑을 발견한다니 말이다. 하지만, 지난 주 첫 회 방송에 이어 이번 주까지 2회 방송을 본 느낌은 기획의도처럼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 이유 대체 왜 일까?

#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둘 다 놓쳐버린 격?


첫회 방송 이후 「정글의 법칙」과 「짝」을 섞어놓았다는 비평을 받았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오직 그것만으로 비평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표절도 괜찮다는 얘기가 아니다. 솔직히 따져보면 100%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없지 않은가. 100% 달라야만 한다면 이 세상에 수많은 토크쇼, 수많은 리얼 버라이어티, 수많은 음악프로그램 등등이 어찌 공존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정글러브」가 아쉬운 건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이 섞인 것처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생존’과 ‘사랑’이 섞여 두 배가 된 게 아니라 오히려 양쪽의 본질이 희석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정글의 법칙」처럼 오직 생존 전략에 집중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짝」처럼 남녀간의 묘한 사랑의 감정에도 집중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시청자 입장에서 어느 한쪽으로도 몰입되지 않는다. 「정글러브」, 욕심이 과했다. ‘생존’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오히려 다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잔인한 생존 게임!

상어를 잡고, 집을 짓고, 사냥을 하던 남녀들은 2회 방송에서는 남녀 참가자 10명은 서로 비밀리에 생존에서 방해되는 멤버를 탈락시켰다.

대체 왜 그랬을까? 이 프로그램의 컨셉이 뭔가? 자연 속에서 사회의 포장을 벗고 만나는 운명적인 만남이라며? 그런데 왜?

기획의도처럼 하려면 사회의 스펙을 밝히지 않은 채로 서로 부대끼고 지내다가 남녀간의 사랑의 감정이 싹트도록 해야 하는 것일텐데, 갑자기 생존에 방해되는 사람을 제거한다니? 더욱 더 러브 버라이어티에 적합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러브 버라이어티 컨셉이라면, 여자는 남길 원하는 남성을 지목하고, 남자들은 자신의 강력한 라이벌인 남자를 제거(?)하려 했다면 오히려 이해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오직 생존에 방해되는 인물을 탈락시켰다. 그렇담 이건 생존게임인가? 러브게임인가? 아, 점점 더 알쏭달쏭하다. 어쩌면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모습과 우정을 다루었다면 조금 더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다.

글쎄. 석기시대가 아닌 2012년에 사냥도 못하고 수영도 못하고 달리기도 못하면 사랑하고,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는 걸까?

'정글러브'. 달콤함이 아닌 씁쓸함이 남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2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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