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도둑들' 아니겠습니까."
베니스 황금사자상의 주인공 김기덕 감독이 대형 배급사의 변칙 개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덕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피에타' 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해 "돈이 다가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김기덕 감독은 "조민수 이정진 두 분도 말했듯 '피에타' 극장이 많지 않다"며 "두 분도 말했든 극장이 많지 않다. 그렇다고 김기덕이 멀티플렉스 폐해를 주장하면서 두 관을 차지하는 건 말이 안된다. 다만 하루에 몇차례라도 상영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퐁당퐁당(교차상영)이다보니 관수는 의미가 없고 회차가 문제"라며 "아직 많은 영화들이, 여전히 '도둑들' 같은 영화가 회차가 1000회, 1500회 이상이고 저희가 4-500회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 점유율이 45~65% 정도 되더라. 그 정도면 관을 늘리는 게 상도인 걸로 아는데 그렇지 않더라"라며 "(다른 영화는) 점유율이 10%, 15%인데도 기록을 위해 관을 안빼고 있더라. 나는 그게 '도둑들'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김기덕 감독은 "그러나 돈이 다가 아니지 않나. 1대1로 싸워서 지면 당당하게 지겠는데 그렇지 않지 않나"며 "무수한 편법과 독점과 무수한 마케팅과 불리한 게임에서는 제가 아무리 착해도 화가 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인 '피에타'는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 지난 8일(현지시각) 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김기덕 감독의 첫 황금사자상이자 한국 영화 최초의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최고상 수상이다.
지난 6일 개봉한 '피에타'는 황금사자상 수상 이후 관객수가 급상승하며 지난 10일에는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등 화제 속에 누적관객 1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