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甲' 브라우니 인터뷰 "제 첫이름은 오드리"

KBS 2TV '개그콘서트-정여사'의 브라우니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09.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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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사진=이동훈 기자
요즘 워낙 유명세라 인터뷰 잡기도 쉽지 않았다. 방송에서 말 한마디, 표정 한번 변한 적 없는 데 시쳇말로 '인기甲(갑)'이 됐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정여사' 코너의 브라우니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연출자 서수민PD에 얘기했더니 "정태호가 '기르는' 개니까 정태호에게 이야기를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브라우니는 '정여사' 코너가 탄생시킨 인기 캐릭터. 다들 "브라우니~브라우니~"하니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살아있는 개로 알 정도다. 그런데 브라우니는 알다시피 시베리안 허스키 '개 인형'. 브라우니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통역은 '주인' 정태호가 맡았다.

인터뷰 사진을 찍기 위해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놀이터에 진입하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난리다. 어른도, 아이들도 모두 "브라우니다~!"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인기실감이다. 정태호와 브라우니가 같이 사진을 찍어도 구경꾼들의 '폰카'는 브라우니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브라우니가 놀이터 밖으로 나오자 다들 안고, 뽀뽀하고 사진 찍으려고 난리다.

'주인' 정태호는? 말없이 지켜보고만 있다. "브라우니~"를 외치는 아이들에게 정태호가 웃으며 "아저씨는 누군지 알아?" 묻자 바로 "몰라요"라는 대답이 온다. 정태호의 미소가 씁쓸하다. 자 그럼, 브라우니와의 '세계 최초 개 인형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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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사진=이동훈 기자
안녕하세요. 요즘 '개콘'의 새로운 대세 브라우니에요. 제 소개를 하자면, 나이는 한살. KBS 소품실에 먼지 쓰고 버려져 있었는데 태호 형이 절 꺼내줬어요. 먼지 탁탈 털더니 제 이름 지어주려고 다들 고민이더라고요. 뽀삐? 에이 그건 너무 촌스럽잖아요. 태호형, 병철이형, 대성이형 제 이름 지어주려고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데, 보는 제가 안쓰러울 정도로 '답'이 없대요.

사실 첫 이름은 '오드리'였어요. '정여사' 코너 시작할 때 왜 나오는 샹송 있잖아요. 거기다 정여사도 고급스런 분위기니 '오드리'로 하려고 하는 거예요. 좀 그랬어요.

그러다 태호형이 지나가는 말로 '브라우니' 가자. 했는데 그게 제 이름이 됐죠. 다들 '좋다, 브라우니'하면서 쉽게 결정하는 거 있죠. 근데 전 아직도 궁금해요. 시베리안 허스키종에다 제 털 색깔로 회색인데 왜 브라우니일까요. 과자가 먹고 싶었나?

잘 모르시겠지만 저 형제도 있어요. 무려 4명이나요. 제 집인 '개콘' 연습실 책장에는 저 브라우니하고 제 형제들 곰라우니, 싸라우니도 있어요. 같은 인형인데 곰처럼 생겼다고 곰라우니, 사납게 생겼다고 싸라우니래요. 겉으로 봐서는 다 똑같아요. 아, 민상이형이 돈 주고 사온 녀석도 있죠. 요즘 민상이형이 트위터에 올리는 그 개, 사실 저 아니에요. 전 소중해서 함부로 나서지 않는답니다. 전 요즘 방송에 나가면서 인기를 끄는 덕분에 책장 한 칸을 통으로 차지하고 있어요. 나머지 넷은 함께 어깨를 맞대고 '박혀'있죠. 헤헤

참, 제가 형, 형 하니까 궁금하시죠.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전 수캐랍니다. 물론 겉으로 봐서는 헤헤(부끄) 알 수 없어요. 태호형이 그러는데 저 원래는 수캐도 암캐도 아닌 '그냥 개'로 가려고 했대요. 근데 시키는 거 많다고 남자 개하래요. 뭐 전 상관없어요. 좀 있으면 '정여사' 코너에서 제 여자친구도 만들어준다고 하니까요.

사실 요즘에 제 인기가 올라가니까 태호형 심기가 좀 불편해보여요. 태호형 만나면 제 안부부터 묻거든요. 태호형이랑 같이 길가면 다들 저한테만 와서 난리에요. 안고 뽀뽀하고. 인기도 좋은데 저 얼굴 반이 늘 침 묻어서 젖어있어요. 과도한 뽀뽀는 참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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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사진=이동훈 기자
태호형이 시기하고 질투해도 그래도 저 같은 개 있을까요. 밥도 안 먹지 똥도 안 싸지. 심지어 짖지도 않잖아요. 태호형이 제게 해준 거라고는 개목걸이 사준 거 달랑 하나뿐이랍니다. 아 또 있어요. 제 털 빠지면 KBS 세탁소에서 털 넣어주는 거요.

제 앞으로는 꿈은, '개콘'의 마스코트가 되는 거예요. '정여사' 코너가 없어져도 '개콘'에 남아 제 할일을 다하는 거죠. '개콘' 형, 누나들이 이리저리 저를 끌고 다니려고 하는데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제 인기 때문이니까 어쩔 수 없죠. 멍멍.

아, 늘 입 다물고 있다 오늘 말하려고 하니 좀 힘드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요. 저 '개콘' 연습실 가서 병철이형 말 들어줘야하거든요. 방송 끝나도 제게 쉼 없이 말해 시키고 묻고 하는 형이에요. 제가 대꾸도 안 하는데 늘 그렇게 제게 얘기를 해요. "브라우니야, 네가 부럽다", "널 데리고 오지 말고 내가 개 분장을 할 걸 그랬다" 한탄을 해요. 병철이형 힘내요.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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