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공식 홈페이지 |
역시 송중기였다. '착한남자' 강마루를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제 송중기는 꽃미남 외모를 넘어 연기파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쩜 그리도 연기를 잘 하는지? 착한남자 강마루(송중기)도 됐다가 그에게 빠져드는 서은기(문채원)도 됐다가... 송중기는 그렇게 70여분 동안 시청자를 쥐락펴락했다.
1, 2회에는 송중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대신해서 모든 걸 다 내팽개치고 살인죄를 뒤집어쓴다는 게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어서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 있었다. 그러나 3회부터 그 부분을 넘어섰다. 송중기의 치명적인 매력으로.
'그가 왜 복수를 선택해야 하는지?'
'그가 복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설득력 있는지?'
뭐 이런 질문들은 송중기의 치명적인 매력이 발산되면서부터 이미 중요치 않은(?) 문제가 돼버렸다. 논리적인 의문을 넘어서 감정적으로 그가 시청자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착한 얼굴을 한 나쁜남자 송중기,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래, 이해가 되든 안 되든 살인죄 뒤집어썼고, 배신당했고, 그래서 화나서 복수하고 싶은거야. 이게 말이 되든 안 되든 일단 그렇다치고 보자',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면서 그냥 그의 현재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그에 따른 결과로 '착한남자'는 방송 3회 만에 '아랑사또전을 추월해 1위 자리에 올랐다. 송중기는 착한얼굴을 한 채 나빠질 수밖에 없는 강마루에 완벽하게 빙의되어 강마루란 캐릭터의 복잡미묘한 감정상태를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시키니 말이다.
그와 동시에 그의 연기를 한 번 뒤집어 봤다.
‘성균관 스캔들’에서의 송중기.
‘뿌리깊은 나무’에서의 송중기.
‘착한 남자’에서의 송중기를.
그의 곱상한 얼굴은 하나지만, 드라마마다 그의 연기는 확확 바뀌었다.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놀기 좋아하는 한량이면서도 지략이 있는 성균관 유생 역할로,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고뇌하는 어린 세종으로, '착한 남자'에서는 복수를 위해 작정하고 여심을 흔드는 나쁜남자로 말이다. 다시 말해, 그는 작가가 원하는 캐릭터에 딱 맞아 떨어지게 연기하는 배우다. 이런 작품들을 거치며 그는 '송중기가 주인공' 이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일단 볼만하겠다' 하는 확신이 드는 배우로 어느 새 시청자에게 인식이 돼버렸다.
그가 어디선가 이런 인터뷰를 했다.
"이미지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착한남자란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다... 거칠고 센 역할을 해야 훌륭한 연기가 나오는 게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내 나이와 모습에 맞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그렇다. 그는 '착한남자'란 드라마를 통해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자의 마음을 쥐고 흔들며 녹아내리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나쁜 남자의 얼굴을. 시청자들에게 이런 그의 계산된 연기는 통했다. 이제 남은 일은 얼만큼의 시청률로 그 결과가 보여질지인 것 같다.
강마루에게 완벽 빙의 된 송중기, 그를 보는 자체만으로도 설렌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